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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her Kim Aug 23. 2020

인재가 되려면 있어야 하는 것, 공감

<대학생과 에너지 덩어리 이야기 (3)>

                           "심미적감성" "공감"



: 평범한 대학생, 그림과 게임이 취미

    에너지 덩어리의 도움으로 행복과 Job을 찾게 됨

에너지 덩어리: 천사? 내가 상상하는 장면으로 데려다 줌

교수: 로봇설 있으나 속은 따뜻, 영상보다 글을 좋아함



덩어리는 기분이 좋은지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미래의 상담실을 상상해서 그려보라고 하였다.


여기에는 로봇 상담사가 있다.  우리에게 줄 커피잔을 테이블에 내려놓는데 덜컹거림 하나 없다.

이 커피잔에 그려진 그림.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다.

엄마는 돈을 아껴 커피잔이나 접시를 하나둘씩 사서 모으셨다.

혼자 있는 집에서 게임을 하다가 난 그 접시와 잔들을 들여다보곤 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명하고 예쁜 그림이 있는 잔도 좋았지만 좀 장난스럽고 여러 사람이 그려진 그림이 있는 잔들이 특히 좋았다.

자유로움과 분주함, 행복함이 있는 그림들.

각자 뭔가를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듯한.

그래서 나 자신도 즐거워지는 것 같고 소중한 사람인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그림.

그러고 보니 엄마가 한동안 이 잔을 사 오시지 않았다.


로봇 상담사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상담을 한다.

우리 교수님이 자주 하는 말,

“내가 이 자리에서 상담한 지 10년이 넘었어. 나만의 빅데이터가 있다고.”

“딱 보면 알아.”

그 정도의 수준이 아니다.


이 상담 로봇은 유명한 학자들의 도움과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를 가지고 상담을 하는 것이다.

사실 최근에 쳇봇을 많이 봐서 낯설지는 않다.

이 예쁜 로봇 상담사는 나의 표정까지도 인식하고 감정도 읽는다고 한다.

미래에는 지금 있는 많은 직업들이 없어지거나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는 말이 실감이 된다.


화이트와 실버색으로 인테리어가 되어있는 사무실에는 널려있는 종이 한 장이 없다.

지난번에 갔던 사무실의 좀 특이했던 표면이 거칠고 좀 투박한 나무 테이블이 생각이 났다.

테이블을 만든 사람의 감성, 감정까지도 느껴지는 따뜻함이 있었다.

보면 행복한 커피잔에도 다시 눈이 간다.

퇴직하면 번역을 할 거라는 교수님의  말도 떠오른다.

“통번역 프로그램이 아무리 발전을 해도 번역은 사람이 하게 될 거야.

기계가 작가의 깊은 감성과 미묘한 감정을 어떻게 전달하겠어? “

우리 교수님에게는 그런 감성이 있으실까 하고 혼자서만 생각하고 있는데, 바로

"네가 몰라서 그렇지 나에게도 베일에 싸여있는 감성이 있다고."


덩어리가 점점 더 동글동글 예뻐지면서  말했다.

"넌 감성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해? "

감성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감성 마케팅에 잘 걸려들고, 감성 카페, 감성 아이템을 좋아한다. 아름다운 것을 좋아한다.

사람이 대상이면 더 좋을 텐데...”


하지만 난 누구에게 내 감정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

감성이 풍부해 보이면 철이 없어 보일 것 같고, 내 감정을 보이면 약해 보이거나 호구가 될 거 같아서이다.

그리고 굳이 드러낼 필요도 못 느낀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할, 공감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솔직히 혼자 있는 것이 편하다. 형식적 관계, 가식적 관계, 오해는 피곤하다.

혼자 게임하고 가끔 감성 템들을 즐기면서 사는 것이 편하다.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본 적도 없다.

혼자놀이의 달인이고 자발적 왕따, 자발적 자가격리 하는 유형이다.


덩어리는 혼자 잘 노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자기 성찰이 가능하고 사람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혼자서 잘 노는 방법도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바뜨,  사람들과도 잘 놀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혼자 놀기와  같이 놀기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했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인공지능, 로봇을 이기기가 힘들어.

물건을 하나 판다고 해도 자료조사도 완벽하게,  다른 곳과 비교하면서 팔 거 아니야. 

그런 로봇을 이기려면 인간만의 역량이 필요해. 심미적 감성, 창의성이나 공동체 역량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능력,  다른 사람의 감정과 나의 감정을 연결하는 능력이 필요해. 공감이라고 하면 될까?  방송도 타인들의 감성에 제대로 호소해야 성공하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때에도 필요해."


아까 그 예쁜 로봇이 상담을 하는 상상 해 봤다.

‘아 힘들었겠네요.’라고 말하는데 젠장 위로가 안된다.

상담을 하면서 느낄 수 있는 눈빛, 따뜻함이 없다.

인공지능은 있지만 심장은 없으니 당연히 못하겠지.


미래사회에서  소중한 사람, 선택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심미적 감성이나 공감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해가 되려고 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너 자신을 위해서야.”

과학이 발달할수록, 로봇이 많아질수록 세상의 온도가 낮아질 거야.

마음이 공허해질 가능성이 많아.  

물질의 감성이 아닌 인간관계에서의 감성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야.

물론 여기에는 너 자신과의 관계도 포함되지"


관계


요즘 중고등학생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재미없는 것’이라고 한다.

대학생인 내가, 그리고 내 친구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 중 하나는 ‘사람과의 관계’인데...


내 성격상 힘들지 않을까 라고 물었다. 덩어리는 이건 외향적 내향적인 성격과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 내가 사람들로부터 힘을 얻는 것을 한번 느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사람들에게 받았던 상처나 나쁜 기억들이 오히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일 다시 올 행복한 아침에는  공감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보자"


덩어리는 종이에 '인간 + 미’라고 써두고 사라졌다.

나의 혼자 놀기 프로젝트 중 하나인 그림 그리기. 오늘 들은 이야기를 끄적끄적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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