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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man Jun 27. 2024

우리들의 인생사

씁쓸한 인생


밥 먹고 있는데 갑자기 내 앞자리에 앉아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눈다. 별 관심 없는 이야기인데 누군가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듯한 이야기로 느껴졌다. 나는 잘못 없었고 그 사람이 잘못했다는 논리였다. 별 그렇게 관심 없는 이야기인데 그리 핏대 세우며 이야기하는 사람의 모습이 안쓰러워 보인다.      


오랫동안 나를 이끌었던 분이 계셨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그의 삶을 축복하며 나를 이끌어준 그분이기에 감사한 마음은 여전하다. 그런데 그놈의 구설수로 인하여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처음에는 그를 따르던 사람들도 참 많았는데 이제는 그를 도리어 비판한다. 때론 빼먹을 것을 다 빼먹고 헌신짝으로 버린 그 꼴이었다. 그래도 그와 함께 했던 일했던 사람인데 왜 그리 억울한 것인지, 나는 괜찮고 그 사람이 잘못되었단다.      


악연은 끊기 어려운 것 같다. 영원히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또다시 만났다. 여전히 그에 대한 많은 소문들이 자자해서, 여전히 바뀌지 않는 것이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깨닫게 된다. 그런데 돌고 돌아 또다시 만났다. 그런데 그의 변명이 또다시 돈다. 자기가 잘못한 게 아니란다. 오로지 나를 향해 활을 겨누는 모습을 보면서 놀랐고, 그의 말을 맞장구치며 함께 활을 겨누는 사람들 때문에 또다시 놀랐다. 처음 만났는데 몇몇의 사람들의 말만 듣고 판단해 버린 그 사람은 나에게 대하는 태도가 참 차갑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는데 내 몸에 있는 털끝에서 소름이 끼친다. 나름의 생활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데 여전히 사람들의 평가와 판단이 참으로 힘들게 한다. 누구에게 인정받으려고 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는 사람의 기는 꺾지 말아야 하는데 어쨌든 여러모로 힘들게 한다.      


또다시 그곳에 그만뒀다면 그만이지 자기 때문에 그만둔 거 아니며 꼭 내쫓겨서 그만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 그의 변명거리가 너무나도 안쓰럽기만 하다. 누가 이야기를 했고 그가 말한 것들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듯 나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만약 그가 말한 것처럼 그런 실수를 범했다면 그 사람들이 나중에 그만한 심판을 받을 일이겠지? 그저 확인도 하지 않고 처음부터 만든 선입견으로 더욱 완고하게 생각한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안쓰럽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라는 그놈의 심리는 무엇일까? 그런데 돌아오는 생각이 나를 더욱 씁쓸하게 만들었다. 나에게 전한 그 사람도 언제인가는 나를 그렇게 판단하겠지라는 생각이 밀려오는 순간, 아니지 처음에 나와의 악연이었던 사람의 말만 듣고 차갑게 대했던 그 사람이 또다시 생각이 나니 마음이 답답했다. 왜 우리의 삶이 왜 이리 고단할까? 왜 깎아내리고, 보다 쉽게 판단하고 평가를 하는 것일까? 나이를 먹을 만큼의 어른인데 말이다.       


그래서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맞는지 때론 나에게 짊어진 인생의 짐들이 참으로 무겁기만 하다. 에라 그냥 벗어던지고 싶은데 문 듯 나의 가족들이 생각이 나서 섣불리 버리지도 잠시 내려놓지도 못한다. 


그런 거 없지는 않은데 굳이 말하면 뭐 해, 그렇게 생각하죠. 어떻게 보든 무슨 상관이에요. ‘나 이런 사라이예요’라고 말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나는 나대로 살고, 나를 보고 욕할 사람은 욕을 하고, 좋아할 사람은 좋아하고 그런 거지. 그냥 나는 나대로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내가 원하는 일을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그냥 하면서 사는 거죠. 남들이 나에 대해서 좋게 생각하든 나쁘게 생각하든 그 사람 문제지, 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강원국의 인생공부(유시민), 2024).


남들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은 참 쉽다. 또한 남들의 섣부른 판단과 평가를 일일이 생각하고 사는 것은 더 많이 어렵다. 때론 인생살이를 하면서 남들의 이야기보다 나의 인생의 길에 집중하는 것, 불필요한 것에 집중하며 소모하는 것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는 것이 지금 나와 우리에게 필요하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며, 그들의 판단과 평가는 그 사람이며 섣불리 평가한 그 사람이 진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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