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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man Jun 27. 2024

우리들의 인생사

늠름한 나무 열매

함께 하는 것 만이 얼마나 힘이 되겠는가? 그래도 자기들의 인생길은 혼자서 간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이리저리 겪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부딪힘이 살결에 크게 와닿는다. 새로운 꿈을 가지고 사는 것은 참 신나는 일이다. 그것을 완수하기 위해 준비한 그동안의 피땀들이 헛되지 않도록 수고를 아끼지 않지만 여전히 부딪치는 수많은 일들이 마음이 좀 더 닫히게 한다. 어느새 어렵게 쌓아놓은 열정조차 하나씩 무너지다 보면 힘써 왔던 지금의 일들조차 포기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한 사람의 손이 모여 두 손이 되고, 두 손들이 모여 점차 동그라미를 그린다. 손에 손잡고 나아가는 이들의 손길이 참으로 힘 있어 보이기도 하고, 어떤 일이든 잘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진다. 그런데 미처 보이지 않는 여러 미묘한 갈등들을 보았을 때 더욱더 힘이 빠진다. 누가 했든 간에, 그들을 위한 노력이라면 함께 협력해도 모자랄 판인데도 여전히 전혀 관심 없는 안일한 태도가 참으로 화가 난다. 

누구나 잘못도 할 수 있고 실수를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꼬투리를 잡아내며 그것만을 가지고 몰아붙이는 것은 너무나도 무례한 일이 아니겠는가?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며 체면치레 정도로만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그들의 안일한 모습이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래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 늘 혼자 남아 외롭게 싸우는듯한 기분이 많이 들정도다. 나의 편이 없고, 도리어 혼자 남아 나머지 사람들과 외롭게 싸우는 그런 모양새 때문에 더욱 지금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이 참으로 힘들고 버겁기만 하다.      


우리들의 인생이 곧 이렇지 않을까? 어차피 혼자서 살아가야 하는, 고군분투를 하며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지만 꼭 혼자서 애써 일하면서 때론 답답하고 어렵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함께 일하는 이들도 똑같은 생각을 함께 공유하고 나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 각자의 자리에서 제멋대로 생각하고 판단해 버려서 도리어 엉뚱하게 튀어 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함께 나아가려고 하는 것이 더욱 힘들다. 때론 윗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지만 때론 오로지 윗사람 이야기에만 따라가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협력이라고 한다면 서로 간의 합의점이 있어야 할 텐데 각자가 자기들의 생각들만 고집하여 단호히 해나가는 것이 때론 안타깝게 여겨질 뿐이다.      


오늘은 자리에 앉을 새도 없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갑작스러운 계획 때문에 몇 개의 계획들이 꼬여 있었고 그로 인하여 매우 아쉬워하는 모습, 실망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참 많았다. 나름 계획조차 통제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나의 모습이 참으로 싫어질 뿐이다.      


많은 일들을 하는 것이 꼭 좋지만은 않다. 때로는 거절도 해야 할 텐데, 무조건 따라가는 나를 보게 된다. 점차 부담감으로 돌아오는 이 삶이 참으로 버겁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나의 삶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사람들에게 치이고, 물밀 듯 몰려오는 수많은 이들이 나를 덮칠 때면 헤어나지 못해 이러다가 더 깊게 빠지며 허우적거려 결국 죽게 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도 무섭게 생각해 본다. 


지금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것일까? 할 수 있는 일이 마땅히 없어서 스스로 이 길이 내 길이요라고 합리화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미친 듯이 힘들고 어려운데 그 먼 길까지 갈 자신은 진짜 없다. 그저 가다가 지쳐 죽지 않을까라는 섬뜩한 생각뿐이다.      


늘 외로웠다. 그리고 아무도 나의 편이 아닌 듯하다. 나름 내 마음을 위로해 가면서 나아가지만 애써 솔직한 마음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이제는 힘들고 버겁다. 늘 포기하고 싶은 마음뿐이며 억지로 끌려가는 소돼지인 양 나 자신조차 비참하게 보일 뿐이다. 사람들과의 벽 없는 솔직한 소통을 원하지만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벌써 막혀버린 벽들이 있고, 말을 하지 않지만 언제가 터져버릴 시한폭탄을 하나씩 마음에 품고 다니며 언젠가 던질듯한 그 기세에 억장이 무너질 뿐이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가? 스스로가 나에게 자주 물어본다. 할 일이 없어서 그런 일들조차 억지로 하는 것은 아니야? 아님 내 길이 아니지만 내 길이라고 착각하며 억지로 슬리퍼 하나 찍찍 끌며 힘들고 어렵게 걸어가는 것은 아니야? 그리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사람들 때문에 힘들다면 당장 그만두고 널 위해서라도 그만둬야 하는 것은 아니야?      


오만가지 생각이 나를 덮치곤 한다. 실제 답은 없고, 억지로 이 길을 걸어가야 하는가에 대한 수많은 걱정과 염려가 나를 방해하곤 한다. 우리 집 앞마당에서 몇 년 전에 심어둔 대추나무 몇 그루가 있다. 각자 나름대로 커가고 있는데 높게 치솟아 오른 대추나무도 있고 옆으로 넓게 퍼진 대추나무도 있고 처음에는 잘 자라는 것 같은데 어느새 멈춰버린 첫째 아이의 대추나무도 있다. 아침 출근길 자연스럽게 보게 되는 대추나무를 보며 우리들의 인생길을 되짚어본다.      


꼭 닮은 인생이 아닌 서로가 다른 그 인생길을 나름 꾸며 나가며 산다. 높이 치솟을 수도 있고 넓게 두루두루 퍼져 가기도 하고, 잠시 멈춰 서서 숨고름하는 대추나무처럼 우리도 나름의 인생의 길을 걷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그런 대추나무도 온갖 모진 고통 속에서 나름의 인생의 길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미처 보지 못했지만 뜨거운 태양빛을 맞아가며 버텨야 했고 끊임없는 비바람에서 견뎌야만 했다. 견뎌야만이 튼튼한 뿌리가 만들어지고 이겨내야만이 열매를 맺을 수 있기에 때론 버리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 수많은 생각들이 들지만 나중에, 그때에 당당히 맺을 늠름한 우리의 뿌리 깊은 나무를 기대해 본다. 모진 고통 속에서 결국 맺을 열매를 기대하며 나중 힘들게 하고 모질게 대했던 그들에게 영광의 열매를 드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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