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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르메스 Feb 13. 2024

출판 편집자 취업용 포폴 '기획 기사와 일반서적 서평'

신입 안 뽑는 출판계에서 살아남기③

지원하고자 하는 출판사에 따라 포폴 구성을 바꿔야 한다. 나는 문학 출판사에 지원할 때는 학부생 시절 쓴 문학평론을 첨부했고, 교육계 출판계에 지원할 때는 기획기사와 일반서적 서평을 첨부했다. 어린이, 청소년과 교사를 대상독자로 영업하는 교육계 출판사였기에 어린이, 청소년 도서로 포폴을 꾸렸다. 





① 기획 기사


학교 도서관에서 만나는 독립출판물

-신선하고 파격적인 새로운 유형의 책을 소개합니다


바야흐로 독립출판물의 시대가 도래했다. 독립출판물은 정식으로 출판사를 거쳐 출간되는 여느 책들과 달리 독자적이고 색다른 제작 과정을 가진다. 독립출판물은 기획, 집필, 편집, 인쇄, 배포를 저자 스스로 하거나 저자가 아웃소싱 업체에 위탁하여 제작한 책을 뜻하는 개념이다. 독립출판물은 기성 출판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기획과 소재, 감각적인 도전이 돋보인다. 아트북, 잡지, 에세이, 프로젝트북 등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독립 출판물은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 열기를 학교 도서관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하면 어떨까?


#.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독립출판물 베스트 5!



1. 『심신 단련』/이슬아 지음/헤엄

이슬아 작가는 문학동네 메일링 서비스 <우리는시를사랑해>, 문보영 작가의 손편지 메일링 서비스 등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일링 서비스의 선구 주자이다. 이슬아는 하루 1편 짧은 에세이를 메일로 전송하고, 편당 500원의 구독료를 받는 서비스를 런칭해 소위 대박을 터트린 작가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1인 출판사를 차려 자신의 책을 독립출판하기에 이르는데, 입소문을 타고 수많은 독자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 이 책은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과 가족사를 담고 있다. 특유의 시니컬함과 솔직함으로 담백한 글을 쓰는 것이 특징이다. 특별히 ‘여성으로서의 글쓰기’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미덕으로 꼽힌다.



2.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백세희 지음/흔

이 책은 기분부전장애(가벼운 우울증이 2년 이상 지속하는 증상)를 앓고 있는 저자와 정신과 전문의가 나눈 12주간의 대화를 담았다. 눈길을 끄는 제목이 무척 인상적이다. 겉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알쏭달쏭하고 애매한 우울감에 고통받는 저자의 솔직한 이야기가 제목에 함축되어 있다. 너무나도 우울한 날에, 문득 떡볶이가 먹고 싶더라는 것. 이 기분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독립출판물로 큰 인기를 얻어 기성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되기도 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에서 확인해 보자.



3. 『며느라기』/수신지 지음/귤프레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서 연재되면서 60만 명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문제작이 출간되었다. 현재까지도 꾸준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만화책이다. 제목인 ‘며느라기’는 시댁 식구들에게 예쁨받고 싶은 특정 시기를 가리키는 말로, 결혼한 여성들이 일상 속에서 겪는 다양한 불편함과 부당함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한 마디로 주인공 민사린과 남편 무구영의 신혼 라이프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며느리로 산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게 하는 만화이다. 뛰어난 표현력과 현실적인 내용이 돋보인다는 심사평과 함께 ‘오늘의 우리 만화’ 상을 받았다.



4.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미예 지음/팩토리나인

텀블벅 펀딩 1812%를 달성하면서, 전자책으로 먼저 큰 인기를 끌고, 이후 종이책으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유명한 책이다. 이미예 작가는 ‘우리가 꾸는 꿈을 사고팔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기발한 질문에서 가슴 따뜻한 판타지를 펼쳐 보이는 작가이다. 이 책은 빠른 전개와 강력한 흡입력으로 독자를 꿈의 세계로 초대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오는 꿈, 독수리가 되어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꿈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지치고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 뭉클한 감동과 따뜻한 위로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5.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오수영/스토리지북앤필름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오수영 작가의 일상 에세이집이다. 서정적이고 감각적인 문체가 눈에 띄는 책으로,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유통하지 않음에도, 입소문을 타고 4쇄를 찍었다. 지나온 시간과 인연들, 내가 마주하고 있는 외로움과 미미한 행복감, 인간에 대한 고찰 등등의 글감으로 풍성하게 쓰인, 글맛이 뛰어난 책이다. 호들갑스러운 마케팅도, 이름난 저자도 아니지만, 이런 책을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독립출판물을 찾는 이유이지 않을까?


② 청소년용 일반 서적 서평


 우리가 죽음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방법

-『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을 읽고-


1. 죽음에 관한 호기심 어린 질문을 진지하게 답변해 드립니다

죽음과 가장 거리가 먼 존재를 떠올려 보면, 단번에 어린이가 떠오른다. 하지만 죽음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다. 어린이들도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직간접적으로 접하며 살아가고, 반려동물의 죽음을 경험하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들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서 생각한다.

『고양이로부터 내 시체를 지키는 방법』의 저자 케이틀린 도티는 죽음에 대한 34가지 궁금증을 소개한다. 이 질문들은 모두 어린이와 청소년이 했다고 한다. 가령 “내가 죽으면 고양이가 내 눈알을 파먹을까?”,“개를 뒤뜰에 묻어 주었어, 지금 파 보면 어떨까?” 혹은 “할머니에게 바이킹 장례식을 해 드릴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들은 죽음을 터부시하는 어른들과 달리 에두르지 않고 죽음을 탐구하는 목소리다. 도티는 사후 경직의 원리와 세균의 부패 작용을 설명하고, 죽음의 사회-문화적 풍습을 소개하면서 유머러스하게 답변한다. 죽음에 관한 아이들의 상상력을 제한하지 않고, 현실적인 조언을 가미한 도티의 글을 읽는 일은 매우 즐겁다.


2. 죽음은 그 자체로 절망이나 슬픔이 아니다

도티는 죽음을 부정적이고 암울한 대상으로 파악하지 않고, 오히려 친근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차근차근 알아가면서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이고, 죽음의 폭력으로부터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Ask a Mortician(장례 지도사에게 물어보세요)>에서 시신을 염하는 과정부터 죽은 후에 금니와 피는 어디로 가는지까지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올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죽음을 잘 모르면 무서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능한 한 즐겁게 죽음을 공부할 수 있다면, 죽음은 그 자체로 절망이나 슬픔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도티는 20대부터 화장터에서 일했고, 그 후 장례 학교에 진학해 시신 방부 처리, 장례 풍습을 공부했다. 그녀의 경력에서 우러나오는 현장감 가득한 글은 빛을 발한다. 사람은 각자 살아가는 모습이 모두 다르지만, 모든 삶은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결말이 정해진 소설처럼 삶의 끝이 죽음이라는 사실에 허무감에 빠질 필요는 없다. 케이틀린 도티는 무수한 죽음을 마주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삶에 솔직해지고, 더 자주 웃고, 울게 되었다고 말한다. 


3. 아이들과 죽음에 관해 이야기해도 괜찮을까?

장례 지도사라고 해서 아이들이 죽음에 대해 갖는 심리적 두려움과 불안에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도티는 말한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죽음에 관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눌수록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작가 정여울은 추천사에서 “죽음에 대한 알찬 지식과 풍부한 데이터”는 “삶을 더욱 뜨겁게 사랑”하는 토대라고 적었다. 죽음의 추상적 개념을 조금씩 이해하는 나이부터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우리는 죽음과 관련된 것들이 결국에는 삶과 연결된다는 점을 안다. 그러니, 케이틀린 도티 식으로 말하자면,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해당 자료는 실제로 구직 활동에서 사용되었던 필자의 자료임을 밟힌다. 무단복제 및 도용은 당연히 삼가주세요 ㅎㅎ 자료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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