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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레드넛 Jun 19. 2023

글 쓰는 하루 보내세요 9일 : 여행

2023년 6월 18일 일요일 이야기

부모님이 올라오셨다. 내일, 그러니까 오늘 다낭으로 출발하셔서 금요일에 돌아오신다고 한다. 동생 집에 모여 저녁을 함께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올해 여름휴가를 가지 않을 계획이다. 여름휴가 대신 겨울휴가를 가기로 배우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올여름은 정신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판이기도 하고, 내 업무 특성상 장기 공백을 가지기도 영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나마 짬이 좀 나게 될 겨울에 휴가를 가기로 했다.


하지만 남들이 다 휴가를 떠나는 여름에 휴가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인 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나는 더위에 아주 약하다. 추위에는 비교적 강하지만 말이다. 여름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은 나에게 달콤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잃는 것이 있어야 얻는 것도 있는 법. 그러니 나는 남들이 휴가를 떠나지 않는-최소한 한국에서는 그러한-겨울에 휴가를 떠나기로 한다. 어차피 여름휴가를 위한 비용은 있었으니까.





마지막으로 떠났던 한국 바깥은 2019년의 베트남이었다. 다낭 근처의 호이안에 숙소를 잡고, 그 일대에서 배우자와 근 일주일 가까이를 머물렀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아직 코로나 이전의 시기였으니, 마스크를 쓸 일도 없었고 제한이 걸리는 일도 없었다.


그래서 2020년도 베트남에 휴가를 갈 생각이었지만, 무비자 정책이 취소되고 비자 발급도 무기한 중단되며 얼리버드로 끊었던 항공권, 타지 못한 항공권을 묵묵히 할부로 결제하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뭐 좋은 기억만 남지는 않았다. 카드 도용을 당해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던 기억도 난다. 거의 몇백만 원 가까운 비용 문제가 터지기도 했고. 하지만 그럼에도, 해외로 떠나는 것 자체는 좋은 기억일 뿐이다. 한국을 벗어난다는 것 자체가 주는 해방감이 있으니까.


겨울을 기다리게 되는 것은 그런 의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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