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1일 수요일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주식에 투자를 할 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돌이켜보면... 글쎄, 딱히 한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돈을 벌고, 돈을 쓰고, 그렇게 반복해 온 10년의 직장 생활이다. 그런 내가 주식을 하게 만들었으니, 2020년부터 2021년 사이의 주식 시장은 정말 화끈한 수준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더 이상 단타에 눈이 달아오르지 않는다. 내가 투자하는 주식은 월마다 소액을 미국 배당주와 ETF에 넣는 정도다. 그렇게 해서 나는 월마다 어느 정도의 배당금을 받고, 그 배당금이 연말에 다 쌓이면 환전해서 비상금 통장에 넣어두고 있다.
아마 20년, 30년 후까지도 계속 이렇게 투자한다면, 내 노후자금이 되어줄지도 모를 것이 그 주식이라고 생각한다. 뭐, 정 필요하면 아마 그때쯤에는 매도를 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용케도 주식을 처음 하는 주제에 포트폴리오라는 것을 만들 생각을 했고, 그 덕분에 월마다 치킨 한 마리 정도는 문제없이 먹을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이제 치킨값이 올라서 그것조차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처음 주식을 샀을 때가 떠오른다. 그게 삼성전자 주식이었다. 대략 60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탄 뒤, 85층에서 내렸던 기억이 난다. 95층까지 올라갔다가 10층을 내려오는 것을 보고 팔아치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그 돈은 부모님 환갑을 위한 돈으로 들어갔다. 애초에 그러기 위한 돈이었으니까. 그 덕분에 두 분 환갑을 한 번에 치르고도 돈이 남았다.
주식이라는 게 참 요망하다. 주식을 투자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주식에 투자라는 것을 하게 된 이후의 나는 하루에 몇 번씩 주가를 확인하게 된다. 코인에 투자한 사람들보다는 그래도 여유롭다.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폐장 시간이라는 것이 존재하니까.
오늘 사실 포트폴리오에서 일부를 정리했다. 다른 주식 계좌를 통해 투자하던 한 배당주를 정리하고, 그 대신 ETF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월세, 대출, 생활비로 짜인 빡빡한 월급 살림살이 속에서, 수수료를 따로 더 내야 하는 계좌를 별도로 운영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내 가계부는 2032년까지, 그러니까 대출의 최종 만기가 다가오는 날까지를 전제로 이미 작성되어 있는 항목들이 많다. 변동에 따라, 조금씩 그 수치를 바꾸고 날짜를 옮기는 정도를 하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희귀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파이어족이 되고 싶은 생각? 그런 것은 없다. 설령 로또가 2회 중복으로 당첨된다 해도, 나는 빠르게 은퇴할 생각 따위는 없다. 다만, 노후의 내 삶이 허덕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투자를 하고, 내가 잘하는 기술을 연마한다.
글은, 언젠가 반드시 누군가가 요청하게 되어 있는 기술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