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두리
글을 쓰지 않은지 오래다.
글을 쓰다 보면 이제는 두서도 없고, 주제도 없다. 일기 인지, 수필인지, 소설인지 알 수가 없다.
이야기도 없고 깨달음도 없는 글은 세상 밖에 내놓기 힘들다. 유명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무조건 쓰라고 하지만, 무조건 쓰고 나니 깨닫는 것은 아직도 한참 멀었다는 결론이다.
쓰지 않은 이야기가 산더미이지만, 쓸 수 없다. 절제되지 않은 글은 화산 폭발처럼 많은 손실을 가져올 것이 뻔하다.
나의 지난 글 속에는, 내 이야기로 가득하다. 나르시시스트적이다. 제일 혐오하는 사람들이 나르시시스트들인데, 나의 글이 그들과 다를 게 없었다.
‘나르’들처럼 소통과 공감이 결여되었다면, 그 글은 이기적이다. 배려가 없다. 무례하다.
나르시시스트적인 글쓰기도 성장이 오기는 하겠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글들은 수없이 나를 자책한다.
나의 글쓰기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나의 글에 대한 자책이다. 혹자는 용기를 내어 다시 글을 쓰라고 말하지만, 가슴팍에 묵직한 것이 들어앉아 나를 짓누르고 있어 쉽지 않다.
정신이 건강하지 못한 것이다. 마음이 산란하고 복잡하면 글이 쉽게 써내려 가지지 않는다. 몸이 건강하면 삶을 정상적으로 살아낼 수 없듯이 마음이 아프면 똑바로 글이 써지지 않는다. 자책도 중병이다. 오늘도 내 마음은 자책으로 난도질이 되었다.
그러함에도 글쓰기는 계속되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