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olunteers - Radio 를 들으며
당신이 그리 좋아라 하던 게 기억이 납디다.
이름 세자 들어본 적 없던 그 사람,
어떻게 백예린을 모를 수 있냐며
부랴부랴 핸드폰으로 영상 하나 찾아 보여 주던 당신.
웬 여자 가수 한 명이 이쁜 초록색 하늘하늘 원피스 때깔 좋게 차려입고
무대 위에서 즐겁게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었지요.
마치 무대가 내 집인 것마냥 노래를 부르는 그 모습이,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옴에 따라 일렁일렁 대는 원피스의 부드러운 결이,
듣기 좋은 청아한 목소리에서 나오는 그 노랫소리들이,
... 그러니까, 분위기가 너무 예쁘지 않냐며 나에게 한시코 물어오는 그 질문들에
네가 더 예쁘다며 주접을 떨어댔던 기억이 납디다.
그 뒤로 같이 걸을 때, 같이 드라이브할 때, 같이 술 한잔 할 때
그 노래만 틀어주면 열심히 따라 부르는 당신이 참 이뻐 보였는데요.
얼마 전에 우연히 노래 하나를 들었습니다.
당신은 알고 계셨나요?
백예린 씨가 락밴드 활동도 한답니다.
오아시스의 그 자유로움에 반해 락밴드를 해보고 싶었답니다.
당신이 알던 백예린의 음악 스타일과 정말 다르더군요.
알다시피, 제가 락을 좀 좋아하잖아요.
한참을 듣고, 지금도 이 글을 쓰면서 듣고 있자니 이제야 당신이 이야기하던 백예린의 매력을 알 것 같더랍니다.
그리 듣고 있자니 문득 든 생각이요,
당신에게 백예린 노래 중에 이런 것도 있다며 한껏 들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만.
그러면 당신도 한껏 상기되어 내가 들려주는 노래를 들어주며 여러 재잘거림을 겪었겠지만요.
제가 더 잘했다면요 - 그리 신나서 떠들어도 되겠지만요.
지금에야 와서 뒤를 돌아보며 물어보고 싶더랍니다.
당신도 이 노래를 들으면 좋아할까요?
그때처럼 내가 들려주는 노래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 마냥 반응해 줄 수 있을까요?
'백예린' 한 단어에 그리 행복해 해던 당신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