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헌신이 폭발적인 팀성과를 이끌어낸다.
지난해 새로운 직장으로 옮긴 뒤부터
나는 아침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일이다. 그냥 커피가 아니다. 전날 정성스럽게 직접 볶은 커피다. 500g 정도 볶으면 일주일 정도 십여 명이 마실 수 있는 아침마다 마실 수 있는 잔이 나온다. 1년 넘게 매일 커피를 내리다 보니 이젠 동료들이 가장 좋아하는 배전도(생두 로스팅 정도)도 안다. 매일아침 그들은 카페에서 마셨다면 잔당 7~9천 원 하는 커피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사무실에는 고소하고 향긋한 커피 냄새가 가득하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감탄이 터진다. 사람들은 커피 맛을 보고 싶어 안달이다. 이 순간만큼 직장은 출근하기 싫은 곳이 아닌, 향긋한 커피가 기다리는 카페가 된다. 나는 이 모든 과정을 준비하고, 커피를 즐기는 동료들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나 즐겁다. 이것이 누군가 나에게 지워 준 짐이라면 난 절대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날 한 선임자가 말하길 2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분위기가 아녔다고 한다. 그때는 마치 정글 속 먹이사슬처럼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며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었다. 그중에서도 내가 속한 팀은 의사소통도 없었고 상사도 꼰대 같아서 팀워크 따위는 기대할 수 없는 부서였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아침마다 티타임을 갖고 시작하니 다들 마음에 여유가 생겼고 이제는 서로가 같은 비전을 공유하는 동료로 보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과정 덕분에 내가 속한 팀은 줄곧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우리 팀은 역대 최고 성과를 내기도 했고 코로나 19로 어려움이 있는 와중에도 사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아침의 커피가 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나의 작은 헌신이 팀에 좋은 영향력을 끼쳤다는 것에 의심하지 않는다.
팀 프로젝트를 훌륭하게 소화해낸다는 게 무엇일까?
또 훌륭한 리더는 어떤 자일까? 프로젝트를 맡고 나서 이런 고민이 떠오른다면 필자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이미 늦었다!" 왜냐하면 순서가 틀렸기 때문이다. 팀 프로젝트 이전에 팀원 간의 친밀한 관계가 먼저 쌓여야 한다. 그리고 그 관계는 절대로! 절대로!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는다. 즉, 누군가는 팀을 위해 헌신을 해야 한다.
당신이 팀을 위해 해야 할 헌신은, 인류 구원이 아니다.
필자처럼 커피를 볶고 내리는 것이 번거롭다면 더 쉬운 일은 얼마든지 있다. 30분 일찍 출근해서 어제 팀원들이 사용하고 남겨둔 컵을 닦아보자. 개별로 포장된 작은 초콜릿 과자를 동료들의 책상 위에 하나씩 올려 보자. 바쁜 동료를 위해 쓰레기통을 대신 비우거나, 사무실 바닥을 대신 닦아주는 것도 방법이다.
바보같이 손해 보는 짓을 왜 하냐고? 생각을 바꾸라. 손해가 아니라 투자다. 꼭 돈을 빌려줘야만 빚을 지는 게 아니다. 의식하지 못했던 필요를 채워주는 것만으로도 동료들은 당신에게 마음의 큰 빚을 지게 될 것이다. 이 숭고한 사명! 이왕이면 내가 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안테암불로'를 아는가?
로마제국 당시 유력한 자들의 후원을 받아 길잡이를 하며 섬겼던 자들을 '안테암불로'라고 한다. [타이탄의 도구들]을 쓴 팀 페리스는, 성공하고 싶다면 '안테암불로'가 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왜냐하면 당장은 사람들을 섬기며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이런 사람들이 성공한 인생을 살았기 때문이다.
내일부터 당장, 동료들을 섬기고 그들의 업무환경을 쾌적하게 만드는 사람이 돼라. 남들이 무관심한 일에 주목하라. 기피하는 궂은일을 자청해서 도맡으라. 동료들이 공포 때문에 도망갈 때, 당신은 그곳으로 달려가는 사람이 되어라. 당장은 효과가 없어 보여도 그 조직은 당신을 꼭 필요한 사람으로 여기며 당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될 것이다. 물론 당신이 속한 팀의 눈부신 성과는 덤으로 얻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