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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승호 Jun 03. 2024

의문 품는 일이 공부의 시작입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홍대용은 《여매헌서》에서 “처음 공부할 때에 의문을 품지 못하는 것이 사람들의 공통된 병통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의문을 품는 것은 공부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고, 의문을 품어야만 공부를 잘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일 것입니다. 

 공부工夫의 또 다른 말은 학습學習인데, ‘배울 학學’에 ‘익힐 습習’을 씁니다. 배우고 익힌다는 의미이지. ‘물을 문問’을 써서 ‘학문學問’이라고도 합니다. 배우고 질문한다는 의미이지요.  ‘익힘習’과 ‘질문問’을 잘해야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30여 년 동안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얻은 결론은, 반복해서 익히는 학생과 의문을 품을 줄 아는 학생이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입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차이점 중 하나가 의문을 품을 줄 아는 ‘능력’입니다. 의문을 품고 그 의문을 해결하려 씨름하는 아이는 부쩍부쩍 성장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학생은 속도가 더딥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요즘 대다수 학생들은 ‘의문’을 품지 않고 ‘질문’도 거의 하지 않습니다. 15년 전만 해도 학생들이 수업 중에 또는 수업이 끝난 뒤 교실에서 복도에서 질문하고, 교무실까지 찾아와 귀찮을 정도로 질문을 하곤 했는데, 요즘 학생들에게는 거의 질문을 받지 못합니다. 

 질문質問한다는 것은 깊이 고민하고 생각한다는 증거입니다. 질문을 준비하는 시간, 질문하는 시간, 그리고 질문의 답을 듣는 시간에는 누구라도 집중합니다. 잡념이 끼어들 틈이 없지요. 이런 이유로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이 공부를 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입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것이 어리석음이 아니고, 모르면서도 아는 척하여 배울 기회를 놓치는 것이 어리석음입니다. 질문하면 알아낼 수 있음에도 부끄러움이나 자존심 때문에 모르는 채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질문하는 것이 당장은 부끄럽고 귀찮겠지만 결국은 자신에게 엄청나게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께 매일 한 가지 이상 질문하겠노라 다짐하고 실천하는 것도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질문하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야 합니다. 책을 읽고 생각해 보는 과정에서 의문이 생기고, 의문을 풀어 가는 과정에서 실력이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많이, 그리고 깊이 생각해 본 후에, 의문이 생기는 것은 거리낌 없이 질문하여 완벽한 지식을 쌓을 수 있어야 최후의 승리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의문을 만들고 해결하려는 자세는 잡념을 없애 주고 집중력을 높여 줄 뿐 아니라 흥미까지 불러일으킵니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인 것처럼 지식 습득은 의문을 품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먼저 모른다는 사실부터 알아야 합니다.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 선생님이 알려 주었을 때에 공부가 재미있어지고 지식도 습득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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