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님의 스스로 학습법
우리 아이한테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다고?
사실 우리 집의 경우 결과적으로 자기주도학습이기는 하지만, ‘비자발적’ 자기주도학습을 시작했다. 솔직히 내가 아이를 육아하는 과정에 있어서 ‘자기주도학습’은 애초부터 계획에 없던 일이기도 했다. 내 친구네 가정처럼, 엄마 친구 딸 가정처럼, 바쁜 맞벌이 부부의 모습과 아이는 조부모님께 맡기고 용돈을 드리는 시스템이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웬 자기주도학습? 이유는 참 가슴 아프다. 아이가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만 7세 기준으로 봤을 때 수용 언어와 표현 언어의 발달 수준이 약 3~4년 정도 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엄마, 물 주세요.” 정도의 표현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아이가 할 수 있는 가장 긴 말이었다. 그것도 주의 깊게 들어야 겨우 알아차릴 만한 발음으로......이런 참담한 상황에 내 아이가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비장애 아이들과 통합 교육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에게는 도전이고 기적이었다. 그리고 나는 매일 지겹게 반복되는 언어치료와 청능치료, 미술치료, 감각통합치료 등 쳇바퀴 돌 듯 재활치료 센터들을 오가는 운전기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내게 가장 부러운 사람은 워킹맘이었으니깐. 무릎 나온 청바지에 목 늘어난 맨투맨 같은 후줄근한 차림으로 복지관과 센터를 서성이는 내 모습 말고, 슬렉스에 블라우스, 스틸레토 힐 신고 출근하고 싶은 1인었으니깐.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흘러가는 인생은 없다. 내 마음대로 흘러갔다면, 그것은 삶이 아니라 허구적으로 지은 해피엔딩 소설이겠지. 삶은 리얼리티, 언제나 내 생각과 다르게 움직인다. 아이의 일반 초등학교 통합 교육은 그야말로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한 편의 ‘사건 24시’ 같았다. 아이는 영문도 모른 채 학교와 교사로부터 눈치 받고, 엄마이자 보호자인 나는 날마다 공교육과 싸우고, 급기야는 공황까지 경험하며 생과 사를 오가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은 공평하고, 불행이 영원하리라는 법은 없다. 그 덕에 아이는 가정학습이라는 그 어려운 것을 시작했고, 북한군도 무서워서 남침을 못한다는 대한민국의 중학교 2학년 아이가 자발적으로 스스로의 공부 방법을 찾아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하고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전화위복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아이가 말을 배우고 입이 트인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초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께 반말을 한다고 선생님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던 그 시절. 나는 우리 아이를 도움반에 보내고 싶지 않아서 부단히 노력을 했다. 도움반에서 과외식 교육을 받는 것보다는 통합반에서 친구들과 사회적 교제를 나누며 친구들의 언어도 배울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목표는 당연히 아이를 통합반에서 통합 교육시키는 것이었다. 입에서 나오는 발화와 발음(조음) 등의 문제는 애초부터 언어치료 전문가의 영역이라 내가 이끌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학교 공부가 문제. 초등학교 1학년이야 유치원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라 어렵지 않았지만, 초등학교 2학년부터는 받아쓰기부터 시작해서 구구단도 나오고, 과목도 많아진다. 아직 너무 어린 만 8세 쪼꼬미들에게 월말평가도 보게 하고, 단원 평가도 실시한다. 비장애 아이들이 시험을 못 보면 공부를 안 했거나 공부를 못하는 아이인 것이고, 우리 아이가 시험을 못 보면 그 이유는 무조건 장애로 인한 학습 부진으로 취급해버리는 학교 현장이 나는 너무 싫었다. 장애에 대한 교사들의 편견을 바꾸는 것보다는 차라리 내 아이를 공부 잘 하는 아이로 만들어서 장애인이라는 편견을 이겨내는 편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나 학교나 교사와 싸우고만 살 수는 없으니까, 애초부터 싸우지 않을 만큼의 조건을 갖추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 이렇게 생각이 많아졌을 때 쯤, 우연히 발견한 아이의 받아쓰기 시험지. 대 충격적인 점수가 적혀 있었다. 믿고 싶지만 믿기지 않는 점수 10점. 물론 100점 만점에 10점이다. 아, 뭐라도 빨리 시작해야겠구나. 고민만 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보자.
받아쓰기 10점 시험지를 발견한 날, 바로 그날부터 시작되었다. 우리 집만의 맞춤형 가정학습. 일명 ‘엄마주도학습’. 이 엄마주도 가정학습이 이렇게 길어질 줄 미리 알았더라면 학창 시절 공부 좀 열심히 했을 텐데......이제 와서 후회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나. 난 아이와 같은 수준부터 함께 공부하기 시작했다. 쉽디 쉬운 한 자릿수 덧셈, 뺄셈부터 시작해서 구구단 노래를 같이 외워 부르고, 함께 교육방송을 시청했고, 함께 도형의 넓이와 부피를 구했고, 함께 단군왕검을 공부했다. 지금은 함수도 풀고 피타고라스 개념도 공부하고, 좌심실과 우심방도 공부하는 엄마이다. 정말이지 피나는 노력을 했다. 매일매일 나도 학생인 것처럼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에서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시간을 보내며 우리만의 학습 루틴을 만들어 나갔다. 전투적인 마음으로 시작한 가정학습이었지만, 저녁 학습 루틴을 만들고, 우리가 세운 학습 계획에 따라 날마다 꾸준하게 공부하다보니 엄마주도학습이 어느새 아이 주도로 바뀌는 것이 보이는 때가 도달했고, 정말 스스로 자기주도학습이란 것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큰 착각을 한다. 학원과 과외만 끊으면 내 아이가 자기주도학습을 ‘곧바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학원 끊었다고 다음 날부터 자기주도학습으로 ‘스위치’되는 아이는 아마도 없을 것이다. 이 부분은 아예 기대조차 안 하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다. 학원과 과외를 끊었는데 아이가 집에서 놀고 있다고, 우리 아이가 자기주도학습이 불가능한 아이라고 치부해버리는 부모도 많다. 하지만 몰라서 그러는 말씀, 안 해봐서 그러는 말씀!
자기주도학습은 수능 만점 받는 학생의 인터뷰처럼 ‘저는 교과서만 보고 공부했어요.’같은 ‘남의 집 일’이 절대 아니다. 부모가 조금만 관심 가져주고, 아이의 습관이 잡힐 때까지 도움을 준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자신 또한 ‘저는 교과서만 보고 공부했어요.’같은 인터뷰의 주인공이 될 수 것이라 감히 장담할 수 있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면 학원에 가는 시간, 돌아오는 시간, 학원에서 수업 듣는 시간이 기본적으로 소요되고, 학원비와 아이의 개인적인 간식비까지 고정 지출로 계산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원 다녀와서 복습을 안 하면 학습을 다녀도 안 다닌 것 같은 매직...... 과외도 마찬가지이다. 학원처럼 이동 시간은 세이브 될 수 있지만, 과외 공부 후 개인적으로 복습을 하지 않으면, 그저 시간과 돈 낭비일 뿐, 큰 도움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이다. 학원이나 과외를 하고 있는 아이 한 명 당 보통 월평균 150만원 정도가 사교육비로 지출된다고 한다. (물론 복습과 과제를 잘 하는 아이라면 150만원 이상으로 성과가 클 것이다.) 대치동에서 전과목 과외를 하면 자녀 1인 당 한 달에 500만원도 지출된다고 한다. 이에 비해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자기주도학습은 문제집 외에는 비용이 들지 않고, 왔다 갔다 이동 시간도 없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부담이 전혀 없다. 심지어 아이들 입장으로는 세이브하는 시간이 많으니 ‘부모와 적당한 협의 하에’ 핸드폰으로 게임을 즐길 시간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데, 자기주도학습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말씀.
‘자기주도학습’이라는 것이 말은 쉽다. 하지만 막상 하려고 하면, 무엇부터,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 것인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뭣도 모르고 시작한 가정학습이었지만, 이 가정학습이 자기주도학습으로 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필요했고, 어떤 방법으로 하고 있는지, 그리고 시험을 대비하는 방법에 대해 좋은 방법들을 몇 가지 추천해보고자 한다. 굉장히 다양한 학습 방법들을 시도해봤고, 그중 효과적인 몇 가지를 추천하니 각자에게 맞는 좋은 방법을 찾아서 꼭 도전해 보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