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납장 씻기, 소독, 옷 정리, 집 청소,
범퍼침대, 온습도기, 가습기 필터 그리고...
여보 또 우리 준비 뭐 해야하지?"
30주가 다가올 때의 기분은 묘하다.
쿵쾅거리며 기대하면서도
가끔은 덜컥 겁이나고
자꾸 뭔가를 빠뜨린 것 같고
해야 할 일은 하고 또 해도 계속 나오고
그렇게 벅차다.
산부인과 검진을 다녀오고 나면
맘카페, 블로그, 유투브를 뒤져가며
후기를 찾아 읽다보면 어느새 그다음 검진이 온다.
이번 검진에서는 '역아'
"여보! 고양이 자세가 역아 돌리는데 도움이 된대."
"여보 하늘보고 자면 왠지 총총이가 몸을 돌리기 힘들지 않을까?"
"옆으로 뉘어서 자볼까?"
"짐볼을 한번 타볼까?"
"산책을 다녀올까? 걸어서 좀 도움이 되었다는 후기가 있네."
내가 할 수 있는 준비가 무엇인지만 알면
모두 해주고픈 엄마였다.
자그마하게 내 몸 속에 자리한
너에게도 크나큰 역할이 있다는 걸 모르고.
출산은 엄마의 신체적 준비에
아빠의 정신적 도움으로
아기를 만나기까지
함께 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럴 수가.
이미 우리 가족 셋.
함께 준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