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ulness
우리는 늘 실수를 합니다. 과거 역사만 보더라도 민족적 오판의 결정을 내린 조상들의 결과물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순간적으로 나라면 안 그럴 텐데..라는 생각을 문득하게 됩니다. 가정법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만 사실 높은 확률로 동일 상황을 마주한다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는 생각보다 어려울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현재의 인간 = 호모 사피엔스는 우성인자만 살아남아있습니다. 즉 모든 위험을 회피하고 DNA의 죽음을 면한(전쟁, 기근, 전염병 등) 생존력 강한 유전자만 살아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소위 말하는 ‘촉’과 ‘감’이 뛰어난 존재만 현대사회까지 전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이 ‘촉’이라는 것이 바꿔 말하면 ‘본능’입니다. 이를테면 천적이 가까이 올 때 갑자기 느끼는 기시감 같은 것이 되겠습니다. 역사적으로 이런 본능은 우리를 생존왕 호모사피엔스가 되게 이르렀고 불과 몇 세기 전만 해도 이 본능은 생존에 아주 유효한 시스템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발전속도와 인류의 진화 속도 괴리’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오해하고 있는 사실은 인류의 발전속도가 계단의 형태로 단계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정말 체감자체가 안될 정도로 증기기관이 개발된 1차 특이점이 온 산업혁명 시대 이후로, 특히 4차 산업혁명으로 규정하고 있는 현시대에는 우주의 팽창속도와 인간의 성장속도 간의 괴리와 같은 수준으로 세상의 발전 속도가 엄청나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하면 과거의 관점으로 남아있는 인간의 생존본능을 그대로 따르며 수동적으로 살다가는 ‘팩트’ 즉 실제 세상이 변해가는 사실을 놓치기 쉽고 그 본능에 잠식되어 휘둘리는 삶을 살다가 그저 그렇게 소멸된다는 것입니다.
책 ‘팩트풀니스’는 이러한 사실을 짚어주며 13가지의 사실문제를 냅니다.
그중의 하나,
Q :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A : 거의 2배로 늘었다.
B : 거의 같다.
C :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정답은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해당문제의 정답을 맞힌 선진국 상위층의 비율이 고작 5%라는 것입니다.
또한 더욱 재밌는 점은 이러한 유형의 문제 13개를 침팬지에게 풀게 시켰을 때보다 인간의 정답률이 더 낮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단단히 오해하고 있고 잘못판단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13가지의 문제는 우리가 위에서 언급한 ‘촉’과 ‘감’으로 '대충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풀게 될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즉 본능에 따라 세상은 이럴 것이다 하고 임의로 정의 내려 버리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지식이나 양질의 서적과 조사 데이터를 접할 수 있는 세상이어서 좋은 것은, 우리가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이런 본능을 바로잡고 올바른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예로 2024년 청라에서 발생한 전기자동차 화재 사건이 있습니다. 해당 사건 이후 언론은 지속적으로 전기차 포비아를 확산시켰고 전기차 = 불자동차라는 기가 막힌 프레임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실제 소방청 통계자료를 보면 차량 1 만대당 화재건수는 전기차 = 1.3건, 내연기관차 = 1.9건이며 2022년까지 지하주차장 화재 발생 건수인 1,399건 중 전기차 화재 건수는 3.9% 수준입니다.
결론적으로 전기차보다 내연차 화재가 더욱 많다는 사실이며 전기차는 불에 취약하다는 일반화 본능과 전기차 차주를 손가락질하는 비난본능이 발동되었고, 언론에서는 인간의 공포 본능과 간극 본능을 이용하여 전기차 네거티브 보도를 전향적으로 실행했습니다.
팩트를 볼 수 있고 본능을 해석할 수 있는 관점을 소유했다면 이러한 몰아치는 이슈에 휘둘리지 않을 것입니다. 상기 하나의 가장 최근 예 외에도 인간은 너무나 많은 본능에 휩싸여 살고 있습니다.
상기 이슈에서 조금 더 확장하자면 전기차 이슈로 주가가 빠지거나 시장가치의 훼손이 일어날 때 해당 본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실충실성이 충분한 사람이라면 되려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전기차 관련 주식을 매수할 수도 있겠습니다. 주식시장에서 시장과 반대로 가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회사를 꾸리는 사업가 혹은 국가를 이끄는 위정자들 역시 세상을 똑바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진다면 한 집단을 더 성장시키고 혹은 적어도 수렁으로 내모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사실충실성은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중요하고 필수적인 현대인의 생존 수단이 될 것입니다.
저자가 쓴 글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며,
"누구나 하루아침에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수 있을까? 큰 변화는 언제나 상상하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히 가능하며, 나는 두 가지 단순한 이유에서 그러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정확한 GPS가 길 찾기에 더욱 유용하듯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은 삶을 항해하는 데 더욱 유용하다. 그리고 어쩌면 더 중요한 둘째 이유는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볼 때 마음이 더 편안하다는 것이다. 대단히 부정적이고 사람을 겁주는 극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면 스트레스와 절망감이 적다. 그런 시각으로 바라보면 세계는 생각만큼 나쁘지 않다.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