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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Oct 29. 2023

키 작은 나무에서 보았던 세상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낯선 땅

Foreign Lands

       by Robert Louis Stevenson


Up into the cherry tree

Who should climb but little me?

I held the trunk with both my hands

And looked abroad on foreign lands.

I saw the next door garden lie,

Adorned with flowers before my eye,

And many pleasant places more

That I had never seen before.

I saw the dimpling river pass

And be the sky’s blue looking-glass;

The dusty roads go up and down

With people tramping in to town.

If I could find a higher tree

Farther and farther I should see,

To where the grown-up river slips

Into the sea among the ships,

To where the roads on either hand

Lead onward into fairy land,

Where all the children dine at five,

And all the playthings come alive.


낯선 땅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나처럼 작은 아이나

벚꽃나무 위에 오를 수 있었죠.

양손으로 나무줄기를 붙들고

저 멀리 낯선 땅을 바라보았어요.

꽃으로 덮인 옆집의 정원과 

한 번도 본 적 없는

더 많은 멋진 곳들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죠.      

보조개처럼 물결치며 흐르는 강이

하늘을 비추는 푸른 거울이 되고,

울퉁불퉁 뻗어있는 흙 길과

사람들이 터벅터벅 마을로 걸어가는 것이 보였어요.

좀 더 키 큰 나무를 찾을 수 있다면

더 멀리까지 볼 수 있겠죠.

배들이 떠있는 바다로

더 넓어진 강이 흘러가는 곳,

이곳저곳 끝없이 이어지는 길들이

요정의 나라로 향하는 그곳까지.

그 나라에서 아이들은 다섯 시에 저녁을 먹고,

모든 장난감들이 살아나 움직인답니다.


어린 시절의 꿈을 기억하시나요? 키 작은 나무 위에 올라 볼 수 있는 세상이 전부였던 그 시절에 오히려 꿈은 끝 모를 만큼 크기도 했죠. 시 속의 소년처럼 좀 더 키 큰 나무를 찾을 수 있으면 더 멀고 큰 세상, 거대한 바다로 흘러가는 더 커진 강물을 볼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더라도 저는 소년의 나지막한 시야가 더 그립고 아름답습니다. 이웃의 정원, 전에 보지 못한 낯선 땅들, 흐르는 강물에게서 본 보조개, 흙길과 사람들... 그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어른이 된 지금에야 깨닫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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