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그 자리
같은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은 없다.
수많은 별들 가운데
나만을 비추는 별은 없다.
다시 떠오르는
저 태양은 어제의 것인가.
별들은 아직 그 자리에 있을까?
나의 생애에
두 번의 삶은 없지만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당신이 있었다.
하지만
숱한 날들을 보내고
나는 여전히 그 날의 삶을 사는 것인가.
당신은 아직도 내 곁에 있는 것일까?
흐르는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듯이
지나간 시간에 내 삶을 담아 놓을 수 없다.
셀 수 없이 많은 생각들이 흐르고
또 다른 이야기들이 기다려도
당신은 언제나
내 마음속 그 자리에.
흐린 비가 내리면
밝은 빛을 기다리듯이
외로움이 깃들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얼굴,
그립다 못해 아파오는 기억.
내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을 그릴 수 없다.
빨갛게 빛나는 저 별을 보며
나는 그저 그 자리에 서있다.
생각만 해도 차오르는 눈물은
슬픔이 아니다.
숨만 쉬어도 저려오는 가슴은
아픔이 아니다.
함께 있어도 가시지 않는
그리움이다.
나의 모자란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