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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Nov 08. 2024

미련

꽃이 피듯

미소로 채웠던 날들이

꽃이 지듯

외로움 속에 진다.

오만 빛으로 채색된 어제가

오래된 책갈피처럼 갈라진다.

양피지에 적힌 늙은 철학자의 탄식,

에오라지 깨닫다 만 선문답처럼

허공에 날리다 흩어진다.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나

어디로 가고 있나

가슴에 서늘한 바람이 지나는 날

젖은 낙엽에게 묻고 또 묻는다.

꽃은 시들어도 지지나 말고

그대 떠나도 아주 가지 말기를.

잿빛 구름 끝에 비라도 나리면

아, 그리운 사람

그대 가슴에 온새미로 남아

지워지지 않는 낙인(烙印)으로

끝내 머물고 싶다.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나

어디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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