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치있는 여행을 한다.
모로코를 끝으로 아프리카 여행을 마치고 유럽 대륙을 여행할 때의 일이다. 남미와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그래도 대략적인 이동 루트를 계획하고 움직였던 반면에, 유럽부터는 정말 즉흥적이었다. 나에게는 첫 유럽 나라였던 스페인을 지나 포르투갈부터는 다음 여행지를 이곳에서 가장 싼 비행기 티켓으로 정했으니 말이다. 그렇게 우연히 여행하게 된 곳이 바로 프랑스 파리였다. 포르투갈의 포르투에서 가장 저렴했던 파리행 항공권은 한화로 약 3만 원 정도였다. '와, 파리행 티켓이 3만 원도 안 한다니!' 프랑스에 갈 생각이 없었던 우리는 물가 생각은 없이 단지 그 이유만으로 파리에 도착했다.
비행기 티켓 빼고는 숙소, 음식, 관광 뭐 하나 빠짐없이 전부 비쌌던 파리에서 그럼에도 꼭 가자고 거금을 들여 예매한 건 디즈니랜드 입장권이었다. 수많은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꿈의 나라인 디즈니랜드는 미국에 2곳, 도쿄, 상하이, 홍콩에 하나씩,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리까지 전 세계를 통틀어 총 6곳에 위치한다. 유럽에서는 유일하게 파리에만 있어 많은 유럽 여행객들의 필수 코스로 손꼽히는 곳이다. 어쩌다 보니 의도치 않게 도착한 파리지만, 그래도 디즈니랜드는 가봐야 하지 않겠나. 그 생각으로 큰맘 먹고 예매했기에 돈이 아깝지 않게 열심히 놀기로 마음을 먹었다.
디즈니랜드에 입장하자마자 보였던 건 그 유명한 디즈니 성이었다. 입구에서부터 정면에 위치한 디즈니 성은 동화 속 판타지 세계처럼 실제보다 멀어 보이게 하기 위해 일부러 원근법을 활용하여 흐린 파스텔톤을 사용했다고 한다. 하루 동안 엄청난 규모의 테마파크를 천천히 구경하며 가장 놀랐던 건 그 속에서 일하는 수많은 직원이었다. 한국의 놀이공원과는 달리 젊은 사람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 나이대에 직원도 흔히 볼 수 있었다. 더불어 안내 직원, 놀이기구 담당 직원, 하다못해 환경미화 직원까지 모두 다 밝게 웃으며 즐기고 있었다.
캐릭터 탈을 쓰고 분장한 직원은 정말 캐릭터처럼 행동하며 사진을 찍어주었고 다양한 직원들이 눈을 마주치면 웃으며 반겨주었다. 그 덕분에 그날 하루를 행복하게 즐길 수 있었다. 디즈니랜드에서의 하루는 디즈니의 세계관을 정말 좋아하고 그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통해 나는 미래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즐길 수 있을지 질문을 주는 하루였다. 그래서 늦은밤 화려한 퍼레이드를 끝으로 숙소로 돌아가는 길 내내 친구와 끝없이 이야기했다. 우리도 좋아하는 일을 하자고. 그래서 누가 봐도 빛이 나는 사람이 되자고.
*제 콘텐츠의 모든 커버 사진은 여행 중에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