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 연작시
나는 참 옥석(玉石)이 부럽소
저놈은 평생토록 예쁘다는 말을 몇 번이고 들었을 것이오
옥에는 하자(瑕疵)가 있다는데 그것도 거짓말이 분명하오
단단한 옥은 쉬이 깨지지도 않을 터, 태어난 복이 참 좋소
금이 가버린 나와 달리 귀히 태어난 저놈의 옥석이 퍽 부럽소
나는 또 유리가 부럽소
저놈은 예뻐지기 위해서 뜨거운 용광로에서 제 가녀린 몸을 몇 번이고 깨부수며 빛내려 했을거요.
유리는 깨지기도 쉬운 놈인데 얼마나 제 모습을 가꾸고 관리했겠소?
노력도 재능이라더만, 그 말이 뼈에 사무치오
목구멍에 거미줄 친 한량(閑良)처럼 노는 내 자신이 부끄럽구려
나는 저기 저 천장에 매달린 무당거미가 부럽소
제 어미가 알려주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집을 짓고 먹고 살지 않소?
나는 귀하게만 자라서 무엇 하나 못하는데, 나보다 잘난 인생이구려
신줏단지 모시듯 놓여진 옥석(玉石)같은 나는 당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