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이미 13년 전에 했다. 다시 이혼은 회사일 문제다. 이때까지 힘들어도 참고 버텼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쉬운 편이다. 일이란 게 늘 그렇다. 다시 이혼을 생각한다는 건 내게 쌓여있던 짐을 덜어 내었다. 그 모든 것을 정리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아직 나 스스로 정한 미래는 오지 않았다. 가는 길에 있다. 미래를 자꾸 생각하게 한다. 그 생각하나로 현실을 버티며 살고 있다. 무언가 조금씩 결실이 보이니 이혼을 생각하게 된다. 사람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보다.
힘들 땐 어떻게든 버티고 살았다. 일중독자처럼 말이다. 지금은 과거 처럼 하지 않는다. 현실의 시간을 미래의 시간으로 바꾸었다. 회사일은 어느 정도 마무리한 뒤 그 외 나머지 시간을 미래에 사용하고 있다. 인생의 끝이 보이고 이 길이 꼭 내가 가야 하는 길인 것처럼 느껴진다. 요즘 힘든 일들이 더 힘들게 느껴진다. 다른 길이란 게 있어서 그런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현실은 다르다. 지금까지 길은 진정 내 것이 아니었다. 끝까지 버티는 삶이 맞을 것 같아도 지금 나는 그 자리에 와 있다.
다른 길을 가고 싶어 한다. 퇴근 후 미래의 시간에 투자한다. 그런 시간들이 쌓일 때마다 현실을 즉시 하게 한다. 그때까지만 참자라고 한다. 버티고 버틴다. 아직 완성해 놓은 게 없다. 좋은 결과를 경험한 시간에 있다면 이혼 사직서를 던질 수 있다. 현실이 무섭긴 하다. 어설픈 결과로 나 자신을 움직이게 한다는 게 쉽지 않다. 그동안 많은 독서와 글쓰기등으로 하여 나는 변했다. 일도 미친 듯이 했다. 지금은 조금 속도를 늦추어 방향을 돌렸다. 맘 같아선 이혼하고 싶지만 현실을 모른 체할 수 없다. 이혼도 이런 마음일까?
살기 싫어 이혼한다지만 일도 그런 것일까? 쉽게 관두는 사람은 어째서 잘하는지 모르겠다. 어디 좋은 곳이 있을 것 같아도 그렇지 않더라. 아니다 싶으면 정리를 한다. 성격 차이도 있다. 여기 있는 곳은 나의 결과물이 많다. 그만큼 회사를 위해 살았다. 지금 회사 때문에 살았으며 좋은 위치에 있다. 한 번의 힘듬은 넘어간다. 연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딱 5년만 버틸 것이다. 이혼은 이래서 때만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