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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의 시작과 알림 #25 일자리

by 홀로서기

물 한 모금 살짝 숟가락으로 퍼 입에 조심히 넣었다.


‘아 이 맛이야’


음식 광고가 아닌 실제 나 자신이 그러고 있었다. 사업하는 동안 영업을 하며 외근이 대부분이다. 손님과 밥을 먹든지 아니면 혼자 자주 찾던 음식이 돼지 국밥이었다. 무엇을 먹자고 하면 짜장면과 국밥 종류가 주 메뉴였다. 수년을 몇 가지 메뉴로 살았다.


먹은 뒤 집에 와서 저녁 후 야식으로 치킨을 자주 먹었다. 배 둘레가 점점 커져 옷 한 치수 크게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 몸무게가 85 Kg로 작은 체격으로 살아온 나였다. 후배와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조금씩 나누는데


후배는


“형, 괜찮아?”


자연스럽게 긴 한숨 내쉬듯


“그냥 그래.”

“지금 솔직히 아무 생각이 없다.”


후배는


“그렇겠지 이혼이 쉬운 것도 아니고 형수가 집을 나가 버리니 어떻게 하겠어?”


“형이 좀 잘하지.”

순간 머리와 마음이 답답했다.


“그러게 말이다. 한다고 한 것이 이렇게 되었네.”


그 뒤 후배는 “밥이나 먹으면서 이야기하자.”


조용히 밥만 먹었다. 배가 고파서 먹은 건지 국밥이 좋아서 그랬는지 한 그릇을 다 비웠다. 물을 입에 넣은 후 우물거리며 삼키고는 물 잔 놓고 이야기 시작했다. 후배는 질문을 시작했다.


“형, 부모님한테 이혼 이야기 했나?”


답을 바로 못했다. 괜한 걱정으로 혹시나 쓰러지실까 봐 조심스러웠다.


잠시 뒤 나는


“아니.”


후배는 놀랜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형, 부모님께 말하면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해야지. 언제 하려고 하는데?”

“하긴 해야지.”


이 말을 하고 나니 생각났다. 오늘 집에 가서라도 전화로 이혼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결정 내렸다.

후배는


“앞으로 어떻게 살려고?”

이 질문에 답을 줄 수가 없었다. 전처가 집을 나간 시간도 아직 며칠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하던 사업도 그만하겠다고 말 한 시간이 어제였다.


앞으로


‘어떻게’


생각할 시간도 없었다. 그냥 멘붕 상태로 주저앉아 버렸다. 당장 어떤 일을 한다? 생각한다면 정신 차렸거나 강제로 나를 이끄는 누군가가 있겠지 이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그 단계는 아니었다. 답 할 수가 없다.


잠시 뒤 후배는 내게 제안했다. 무엇이냐면


“형, 이때까지 영업을 했고, 사람 많이 접해 보았고, 인맥도 있을 테니 보험 해 볼래?”


바로 답 하지 않고 몇 초간 시간이 흘렀다. 생각해 보았다.


보험이라?


이쪽 분야는 처음이고 소문으로 많이 힘들고 그러나 잘만 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조금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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