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를 먹던 인간이 실험실에서 고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류는 언제부터 육식을 시작했을까요?
고기에 대한 끝없는 사랑의 역사와
버섯과 콩으로 만든 티본 스테이크,
독도새우의 세포로 만든 맛살까지.
육식의 미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초기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약 300만년 전)에서 호모 하빌리스(약 250만년 전 ~ 170만년 전)까지 갈 때 뇌용량이 250ml 늘어나지만, 키는 커지지 않았다.
호모 하빌리스 -> 호모 에렉투스(약 160만년 전 ~ 25만년 전 존재) 시기에는 뇌용량이 250ml 늘고, 키가 커졌다. (1m -> 1.7m)
뇌용량이 커지거나, 키가 크기 위해서는 질 좋은 고기를 먹어야한다. 비타민 A가 가장 많이 함유된 음식은 당근이 아니라 동물의 내장이다. 하지만 초기 인류는 사자, 독수리, 심지어 현재 우리가 시체청소부라 생각하는 하이에나 보다 신체 능력이 열등했다.
맹수들이 내장을 먹고, 하이에나들이 뼈에 붙은 근육을 먹고 난 후에 남은 것들을 초기 인류가 먹었을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학계에서는 호모 하빌리스는 시체청소부였고, 호모 에렉투스 부터 도구를 가지고 사냥을 했다고 추측한다.
즉, 인류는 뼈를 깨고 골수를 먹거나, 두개골을 깨고 뇌를 먹었다.
육식을 시작한 이래로 인류는 단 한번도 그것을 포기한 적이 없다.
오히려 매년 그 수치를 늘려왔다.
2022년 11월 15일,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넘겼고 인구가 많아질수록 육류 소비량은 늘어난다.
전세계적인 메가트렌드이지만, 동시에 여러 문제를 지니고 있어 도전받기도 한다.
축산을 위해 필요한 땅을 확보하기 위해 산림이 사라지며, 가축들의 사료를 재배하기 위해서도 개간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축산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기관마다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 산출하기에 그 차이가 극단적이지만 분명히 적지 않은 양이다.
소고기 1kg을 만드는데 40,000L의 물이 필요한데, 옥수수 1kg을 만들 땐 650L의 물만 있으면 된다.
이런 배경속에서 대체육이 등장하게 된다.
대체육은 정의에 대한 논쟁이 있기는 하지만 편의상 Fake meat 라고 생각하겠다.
주로 콩으로 만든 식물성 고기를 떠올리게 될텐데, 그게 맞다.
최근에는 버섯 고기, 미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만든 고기 등도 등장했지만, 이들의 가장 큰 단점은 맛이 없다는 거다.
여담으로 필자는 최근 콩으로 만든 햄을 처음 먹어봤다.
콩고기라는 것을 모르고 먹었다면 어떻게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질 안좋고 값싼 햄의 맛이었으며 왜인지 모를 불쾌감이 컸다.
아직 대체육이 주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맛도 완전히 따라잡지 못했으며 심지어 다지고 가공된 고기인 햄도 그런데 삼겹살 한 덩이를 맛과 식감까지 비슷하게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되지 않는다.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가능하겠지만.
물론 맛과 식감을 따라잡더라도 왠지 모를 불쾌감을 없애줄 인식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체육은 축산육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대안으로 배양육이 제시되었다.
배양육은 동물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혈청이 들어있는 배양액 용기에 주입하면 그 안에서 근육세포가 생성, 단백질 조직이 만들어지는 원리이다.
이는 전통적인 축산의 토지 사용량의 1%, 물 사용량의 4%만 사용하고, 온실가스 배출도 4%에 불과하다.
연구가 진행되며 거대한 자본이 투자되었고, 근육세포와 지방세포를 같이 배양해 마블링을 만들고 고기의 식감을 비슷하게 내는 연구가 끊임없이 진행중이다.
기존 소의 혈청으로 배양액을 만들던 방식과 다르게 무혈청 기술도 등장해 동물 복지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단가도 낮아졌다.
전세계에 수많은 배양육 기업들이 있지만 대한민국의 스타트업 셀미트도 해조류에서 채취한 배양액을 사용해만든 어육의 원가를 100g당 500원까지 낮췄다.
삼겹살과 소고기의 단가도 100g당 2000원까지 내려온 상태다. 머지 않아 배양육이 축산육보다 저렴해지는 시기가 올 것이다.
출처: ATKearney, <How will cultured meat and meat alternatives disrupt the agricultural and food industry> 발췌
남은 과제는 맛과 식감을 고기와 더 비슷하게 잡고,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는 일이다.
투자되는 돈이 점차 커져가고 많은 스타트업들이 등장했으며 기술도 발전하고 있기에 전자는 가능해보인다.
하지만 대중들이 축산육과 배양육 중 하나를 선택할 때 배양육을 고를 강력한 유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배양육이 대세가 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신념때문에 육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배양육의 발전이 반가운 이야기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관심도 없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 분야에 돈이 모일 것은 확실해 보인다.
시장은 늘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