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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HYE May 03. 2022

토마토 맛이 가득, 나폴리탄 스파게티

나폴리탄 스파게티는 '나폴리탄'이라는 이름이 붙어서 정통 나폴리 음식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다. 본래 나폴리에서 주로 먹는 스파게티는 토마토소스를 사용한 스파게티인 스파게티 알라 나폴레타나(Spaghetti alla Napoletana)인데, 미국으로 이민을 온 나폴리 지방 사람들이 미국에서 생토마토를 구하기가 어렵자 대신 토마토케첩을 사용해서 먹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미국인들은 케첩 스파게티에 익숙해져 있었고 파스타면을 토마토케첩에 비비기만 하면 요리가 완성되니 군용 식단으로 포함되기 이르렀다. 이게 2 세계 대전 이후 일본으로  전해져서 일본식으로 변형된 것이 '나폴리탄 스파게티'라고 나무 위키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름은 나폴리탄 스파게티이지만 나폴리탄에는 없는, 마치 홍철없는 홍철팀 같다고 할까.


토마토소스가 들어간 정통 파스타도 물론 맛있지만, 나폴리탄 스파게티는 어릴 적에 학교 급식에서 먹던 추억의 맛이 나서 좋아한다. 우연히 연남동에 있는 작은 서점에서 <아버지의 레시피>라는 책을 펼쳐 보다가 나폴리탄 스파게티가 있어서 참 반가웠다. 나도 어릴 때 이런 맛을 좋아했으니 우리 집 꼬맹이도 분명 좋아할 것 같았다. 그리고 초딩입맛(?)을 가진 우리 집 양반도(ㅎㅎ).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소시지와 양파는 어슷 썰고, 피망은 얇게 썬다. 면을 삶는 동안 소스를 만든다. 토마토케첩을 여러 바퀴 돌리고 돌려서 짠 다음, 토마토소스도 케첩과 같은 비율로 넣는다.


달군 프라이팬에 버터를 넣고 양파와 피망, 소시지를 볶는다. 만들어 둔 소스를 넣어 같이 끓여주고 면이 익으면 함께 넣어 볶아준다. 중간중간에 면수를 조금씩 넣어 소스를 조금 묽게 해 줘도 좋다.


마지막으로 위에 치즈가루를 솔솔 뿌리면 완성.



빨간색 음식만 보면 매운 건 줄 알고 기겁하며 먹지 않던 꼬맹이도 입가에 케첩 소스를 묻혀가며 맛있게 먹었다.


그러고 보니 다른 나라에서 일본으로 건너와 현지화된 음식이 꽤 있다. 오므라이스(오믈렛+라이스), 카레라이스, 돈가스(돈(豚)+커틀릿)가 그 예이다. 생각해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조합해 보니 꽤 훌륭한 요리가 되었다. 요리에서도 사고의 전환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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