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 펀드규모는 GP의 자존심과 무관하게 결정
VC펀드의 사이즈는 투자 전략에 맞게 설정
지난주에 집 근처에서 그리스 음식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그리스 음식을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아주 유명한 행사 같지도 않았지만, 가까운 거리라 산책도 할 겸 온 가족이 함께 다녀왔어요. 그리스 전통 와인도 마셔보고, 로코마데스라는 그리스식 도넛도 먹으며 딱 30분 동안 지중해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봤습니다ㅎㅎ생각해 보니 출장으로는 여기저기 다녔지만, 코로나 때문에,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해외여행을 못 간 지 몇 년이 되었더라고요. 이제 둘째도 태어나서 당분간 여행은 어려울 것 같지만,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꼭 그리스나 다른 유럽 국가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최근 Tokyo Women in VC라는 단체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어느 정도 경험을 갖고 계신 여성 벤처 캐피털리스트 분들과 소규모로 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대화 내용 중 하나는 일본에 왜 소규모 펀드가 적고, 많은 VC들이 왜 더 큰 펀드를 목표로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한 참석자는 "그건 남성들의 로망이다"라는 표현을 쓴 게 저에게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저는 이 말이 저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한 것 같아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게 한국에서도 똑같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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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펀드는 확실히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고, 또 GP(남녀 불문하고)가 더 중요한 인물로 보이기도 합니다. 또 단순히 큰 펀드 사이즈는 업계에서의 입지를 증명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규모가 크면 영향력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합니다. 하지만 더 큰 펀드를 조성하려는 욕구가 때로는 투자 전략보다는 GP의 지위나 명성을 추구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펀드 사이즈에 대한 로직이 약할 때는 특히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즉 저는 펀드 사이즈는 종종 GP의 자존심과 연결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런 역학을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펀드가 관리 수수료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100원 규모의 펀드의 경우 VC펀드는 보통 연간 2~2.5%의 관리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약 2억 원을 매년 벌어들입니다. 벤처 캐피털 회사의 가장 큰 비용은 인적 자원입니다. 물론 여러 가지 IT비용이나 및 이벤트 관련비용을 많은 지출을 하는 펀드도 있지만, 인적 자원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회사가 어떻게 관리 수수료를 사용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점은 펀드 사이즈와 인적 자원의 밸런스가 효율적이지 않은 경우, 그 펀드 규모가 적절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펀드 매니저는 펀드 규모가 투자 전략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야 한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GP는 펀드의 투자 전략을 가장 효과적으로 실행하고 LP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펀드의 사이즈를 최적화해야 합니다. 한때 미국의 LP들도 GP들이 펀드사이즈를 계속적으로 확대하기를 기대했기 때문에, 규모가 커지지 않으면 GP의 진정성이나 야망이 부족한 것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작은 펀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LP들도 이런 펀드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밸런스입니다. 펀드 규모는 효과적인 투자 전략, 효율적인 운영, 그리고 포트폴리오 회사에 의미 있는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반영해야 합니다. 대형 펀드를 관리하는 매력도 크지만, GP는 자존심보다는 전략적 판단을 우선시해야 합니다. 펀드의 규모가 투자 전략, 시장 기회, 운영 효율성에 맞게 조정될 때, 벤처 캐피탈리스트는 LP와 포트폴리오 기업 모두에게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벤처 업계가 성숙해지면서, GP의 단순한 자존심보다는 펀드의 전략에 맞는 펀드 규모에 대한 인식이 더욱 커 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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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Does Venture Capital have an Ego Problem? https://medium.com/hackernoon/does-venture-capital-have-an-ego-problem-e1071bab214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