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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Apr 01. 2022

울림의 소리, 야호~!!

기적 같은 만남

살면서 반갑고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저절로 나오는 감탄사를 손꼽으라면

우~와, 와~우, 오~예, 어머 어머, 어머나 세상에...

막상 읊다 보니 몇 개 알고 있지도 않다.

낮 시간 낯익은 이의 전화 한 통을 받고 나도 모르게 야호~! 란 말이 툭 튀어나왔다.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큰 산에 올랐을 때 눈앞에 펼쳐진 대자연의 웅장함과 놀라움으로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을 얹고자 경건함과 강건함의 야호~! 를 외치는  것일 텐데.  산도 오르지 않았는데  야호  라니.

내 입 밖으로 튀어 나온 감탄사에  생각해  보았다.


나보다 두 살 위인 인생 선배 같은 분이 수원으로 이사를 오셨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20여 년 전, 차로 10여 분 떨어진 이웃에 ㈜대교 솔루니 포럼 공부방을 하셨던 동료 선생님이시다. 솔루니 포럼 초창기 멤버이셨던 선생님께선 1년 후 내가 입문할 즈음, 이미 자리를 탄탄히 잡고 계셨는데... 지금 돌이켜 봐도 이해 불가지만, 시작한 지 일 년이 된 시점 공부방을 오가는 학생들이 100여 명을 훌쩍 넘었다는 사실.


4명 ~ 6명으로 팀을 구성하여 한 시간 반 수업 진행. 6명이면 20팀. 4명 식이었다면 30팀에 가까운 거다. 아이들이 학교를 파한 뒤 수업이 진행되었기에 밥 먹을 시간은 있었을까 싶다.

그럼에도  당시  수업하신  선생님을  떠올려  본다면  일에  파묻혀  헉헉거렸다기  보다   평온함에  가까웠다.

이게  가능하기나  하단  말인가.

아파트에서 수업이 진행되니 공부방을 찾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일주일 내내 1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오르내렸을 텐데, 주민들의 민원은 어찌 해결하셨는지...

그뿐이랴 체력 안배, 시간표 배정, 학부모 상담, 지금 생각해도 고개가 옆으로   흔들흔들거린다.


그 많은 선생님들 중 전국 2등과는 회원 수의 월등한 차이로 늘 1등. 선생님께선 초인적인 힘에 많은 이들의 놀라움 대상이었다. 사내 월간지에 이 달의 인물 인터뷰어로 소개되기도 했었던 주인공. 그 대단했던 선생님과 수업이 끝난 밤중에 카페나 차 안에서 자녀들의 사춘기 고민을 나누고 조언을 듣는 시간이 있었다니. 한마디로 행운이었고 기적이었던 셈이다.


1년여 같은 사무실 팀원으로 일할 때도 수시로 선생님 공부방으로 초대하여 노하우를 몸소 보여주셨다. 덕분에 맨땅에 헤딩한 선생님보단 훨씬 수월한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해 나갔을 테다.

그 후 1년 뒤, 우리 가족은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간간이 소식을 전하다 언젠가 울산 방문 시 사무실 찾아가 뵈었을 땐 장으로 승진되어 일하고 계셨다. 그런 범접할 수 없는 삶의 지혜와 사업의 노하우가 빵빵하신 선생님께서 수원으로 이사를 오셨다니.

야호!! 감탄사가 절로 나온거다. 아마도 내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선생님께선

인생의 큰 산으로 여기고 있지 않았나 싶다. 그러니 야호~! 를 외쳤겠지.


차 안에서 나눴던 수많은 이야기들, 당시 고민거리였던 사춘기 아들들.  동생이 형보다 월등히 공부를 잘해 걱정이었던 두 아드님은  둘 다 잘 자라서  서울에 직장을 구했고, 남편분도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일하고 계시단다. 수원은 가족들의 이동거리와 선생님의 새로운 사업을 위한 공간으로 정하지 않았을까.


한 통의 전화가 주르륵 옛일을 끌어올리는 시간이다.

사람이 주는 행운과 기적을 또다시 만날 날을 꿈 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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