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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비휘 Apr 14. 2022

봄날의 시간 위를 걷는 중

개개인의  몫이다

또 한 계절 위를 걷는 중이다.

들뜨고 부풀고 설렐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곳곳에 널려 있었다.

따스한 봄, 생명 넘치는 봄을 좋아했어도 이리 자세히 들여다본 적 있나 싶을 만큼

가까이 다가갔다. 수그리고 쪼그리며 때론 고개 젖히며 까치발 드느라 비틀거렸지만, 좋았고 또 즐거웠다


관심을 줬더니 곳곳에서 사랑을 뿜어대는 통에 어질어질할 지경.

사랑하는 이에게 쏘아대는 손 하트, 마음 하트를 닮은 모양으로 똑같은 사랑을 드러내 보였다.

소박하고 수수한 삶을 사는 나 닮은 꽃을 찾아 헤맨 것도 아니 자꾸만 눈에 띈다.

걸음을 뗄 때마다 봄송이 봄방울이 조롱조롱 매달린 것처럼.


바람 따라 날아오르다 어느 흙 한 줌 있는 곳에 뿌리내리고 추위에 얼까 봐 털로 보송송 감싸 안은 덕분에 새싹 돋워 꽃 피워 낸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모습이라니.

겨우내 온실 속의 다듬어 키운 화려운 꽃의 아름다움과는 비길 수 없는 경이로움이 있었다.

애써 키운 꽃들 한 두 주 빛을 발하다 시들시들해지는 것과 달리 키 작은 풀꽃들,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꽃 피우고 또 피워내는 매력에 푹 빠진 봄날의 시간이 지나고 있다.


어느 햇살 좋은 오후, 길 가던 어르신께서 쪼그려 앉아 한참 들여다보시더니 카메라를 꺼내신다. 눈에만 담기엔 너무 대견하고 예뻐서.

화사하고 활기찬 봄을 반기며 대견한 녀석들에 미소를 짓고 계실 테지. 볼거리 즐길 거리 스스로 찾아낸 이들의 작은 행복을 알기에 어르신처럼 저 연세되어도 감성은 그대로 유지되어 자연에  눈뜬이로  변함 없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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