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당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누군가는 돈을 원하고, 누군가는 사랑을 원하고, 누군가는 삶을 가치있게 사는 것을 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원하는 것이 진짜 그러한 것들일까?
어떤 한 청년이 여자 친구를 원했다. 그의 친구들 중 외모는 평범했지만 항상 여자들과 데이트를 하고 많은 여자들에게 둘러쌓인채로 살아가는 친구가 있었다. 이 청년은 자신의 친구가 인기가 있는 이유를 그가 가지고 있는 스포츠카라고 생각했고, 그도 멋진 스포츠카를 사려고 마음을 먹고 일주일 내내 알바를 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스포츠카를 사기 위하여 잠자고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항상 알바를 했다. 그러던 어느날 알바를 하는 곳의 동료 여자 알바와 친해지기 시작하였고, 서로 사적인 이야기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동료 알바가 그에게 데이트를 신청하였다. 하지만 그 청년은 스포츠카를 사야하기 때문에 알바를 쉴 수 없다고 하며 데이트를 거절하였다.
이러한 청년과 같이 본래의 목표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진짜 내가 목표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들러에 의하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구는 단 하나, '공헌하고 싶은 욕구'라고 한다.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 도움을 성취하는 과정 중 부정적인 행동이나 사건이 발생할 뿐이지, 목적 자체는 선하다. 그리고 이 욕구는 '권력 획득'이라는 삶의 목적으로 귀결된다. 권력이란 공동체에 공헌함으로써 공동체 구성원들의 인정을 받아 이루어지는 것으로써, 권력을 획득하면 인간을 우월감을 느끼게 된다. 아들러는 모든 인간은 우월감을 느끼기 위하여 나아가며, 자신이 유대감을 느끼거나 느끼고자 하는 집단에 공헌해서 권력을 얻는 것을 원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돈을 벌고, 취미를 즐기고, 자기개발을 하고, 일을 하는 것들은 모두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중간과정이라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가장 근원적인 목표는 권력 획득인 것이다.
이러한 권력은 우리가 흔히 높으신들이 가지고 있는 권력이 아니다. 쉽게 말하자면 공헌은 존재감, 공동체 내 나의 자리다. 내가 어떠한 공헌을 했을 때, 그 공헌에 대하여 공동체 구성원들이 그 공헌의 가치를 높이 쳐주고 공헌한 나를 인정해준다. 그 이후에 어떻게 되겠는가? 공동체 구성원들이 나를 알고 나도 그들을 안다. 그리고 공동체 내의 나의 역할이 존재한다. 이 역할이 바로 권력인 것이다. 바꿔 말하면 권력은 아랫사람을 이리저리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들이 인정한 나의 가치, 내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인 셈이다. 이러한 권력을 얻었을 때 사람은 우월감을 얻는다. 이 우월감을 '자기효능감'이라고 한다. 자기효능감을 쉽게 설명하면 자신이 쓸모있다고 느끼는 감정이다.
작년 초 코로나19가 폭증할 때 교회의 예배를 문제삼은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예배를 본다고 밀폐된 곳에 수백수천명이 모여앉아 찬양하고 기도하니 비말이 여기저기 퍼져 코로나19 감염이 증가될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인터넷 댓글에서는 교회다니는 사람들을 욕하였는데, 대다수의 내용이 '종교생활하는데 굳이 교회(일정한 장소)를 가야하느냐'라는 것이었다. 사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맞는 말이다. 단순한 종교생활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감염을 무릅쓰고 굳이 교회를 나가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고, 종교를 믿는 사람도 신이 어디에도 있는데 왜 꼭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저렇게 대면예배를 고집했을까? 혹자는 목사들이 헌금을 걷기 위해라고 했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물론 그런 목사가 있을 수는 있으나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리면 죽는다고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교인들이 대면예배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유는 위에서 말한 자기효능감때문이다. 평범한 사회구성원이었던 사람이 교회에서는 자신을 장로님, 권사님, 집사님이라고 하고, 자신이 봉사하는 자리가 있다. 교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입지를 인정해주기 때문에 그곳에 가서 예배도 보고 봉사도 하고싶은 것이다. 왜냐하면 예배를 보고 봉사를 하는 것으로 교회 공동체 내에서 권력을 가지게 되고, 우월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기효능감, 권력을 획득하는 것은 인간의 근원적이고 강력한 목표이자 소망이다.
당신은 이미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여럿 있을 것이다. 가정, 직장, 친구, 동호회, 종교 등등. 직장처럼 역할이 외부에서 지정되더라도 거기서 공헌을 하여 권력을 얻는 것은 자신의 역할이다. 왜 직장이 재미없는가? 왜 우리는 월급루팡을 하는가? 일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어떤 성과를 이뤄내더라도 거기에 대한 주변의 인정이 없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자기효능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공동체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열심히 참여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있는가? 그 곳에서 뭔가를 맡아서 주도적으로 해보자. 그 이후의 길은 어렵겠지만 통과를 하면 어느덧 자신의 위상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