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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oney Talks

미 증시 역대 최악의 버블인가, 새로운 정상인가?

미국 증시, 닷컴 버블보다 50% 더 위험한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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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지수 223%이 의미하는 것

버핏 지수(Buffett Indicator)가 223%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미국 주식시장 전체 시가총액을 GDP로 나눈 비율이다. 쉽게 말해, 미국 기업들의 가치가 미국 경제 규모의 2배를 넘어섰다는 뜻이다.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이 지표를 "시장 밸류에이션을 측정하는 가장 좋은 단일 지표"라고 불렀다. 그리고 2001년 그는 이 비율이 200%에 가까워지면 "불장난(playing with fire)"이라고 경고했다. 지금은 그 선을 훌쩍 넘었다.


닷컴 버블도, 팬데믹 랠리도 넘어섰다

과거를 돌아보면 소름이 돋는다. 2000년 닷컴 버블 당시 이 지표는 약 150%까지 치솟았다가 폭락했다. 2021년 팬데믹 이후 유동성 장세에서는 200%를 찍고 조정을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223%. 역대 최고치다.


1971년부터 2025년까지의 차트를 보면 추세는 명확하다. 시장은 점점 더 경제와 괴리되고 있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는 대체로 50% 안팎에서 움직였다. 그러다 1990년대 중반부터 급등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이후로는 100%를 넘는 게 당연해졌다.


버블일까, 뉴노멀일까?

낙관론자들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미국 기업들은 이제 전 세계에서 돈을 번다.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 빅테크 기업의 매출 중 거의 절반이 해외에서 나온다. 미국 GDP만으로 이들의 가치를 재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역대급 수익성을 자랑한다. S&P 500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14% 이상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기술 기업들은 예전처럼 공장이나 재고가 필요 없다. 소프트웨어와 지적재산으로 돈을 벌고, 글로벌 시장에서 승자독식 구조를 만든다. 전통적인 GDP 개념으로는 이들의 가치를 담아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거기에 금리 인하, 인플레이션 안정화, 그리고 AI라는 무한한 기대감까지 더해졌다. 2025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는 게 낙관론자들의 논리다.


8개 기업이 S&P 500의 약 40% 차지

하지만 비관론자들은 다른 숫자를 본다. 현재 단 8개의 빅테크 기업이 S&P 500 전체 가치의 약 40%를 차지한다.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소수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 투자자들은 S&P 500 기업들의 미래 매출 1달러당 역대 최고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PEG 비율(주가-수익 비율을 성장률로 나눈 값) 같은 성장 조정 지표는 아직 정상 범위에 있다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예상 성장률이 실현된다면"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AI가 정말로 모든 것을 바꿀까. 빅테크들이 영원히 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과거는 반복된다, 조금 다른 모습으로

버핏 지수가 높다고 해서 내일 당장 폭락이 오는 건 아니다. 2021년에도 200%를 찍고 한참을 더 올랐다. 문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풍선을 계속 불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엔 다를 수 있다. 정말로 구조적 변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역사는 말한다.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는 말이 가장 위험한 말이라고. 워렌 버핏이 "불장난"이라고 경고한 200%를 넘어선 지금, 우리는 새로운 정상에 도달한 걸까. 아니면 역사상 가장 큰 조정의 전조등을 보고 있는 걸까?


한줄평

버핏이 버핏지수 200%에서 "불장난"이라 했을 때 우린 223%에서도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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