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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투기 자산일 뿐, 화폐는 아니다?

암호화폐 시장, 6주 만에 154조 원 증발


G59UwCwXQAExuBH?format=jpg&name=small 출처: Econovisuals


암호화폐 시장 6주 만에 또다시 폭락

암호화폐 시장이 또 무너졌다. 2025년 10월 7일 시가총액 4조 2,800억 달러(약 5,992조 원)에서 11월 17일 3조 2,000억 달러(약 4,480조 원)로 추락했다. 6주 만에 1조 1,000억 달러(약 1,540조 원)가 증발한 것이다.


비트코인(Bitcoin)은 10월 초 12만 6,000달러(약 1억 7,640만 원)를 찍은 뒤 11월 중순 8만 6,000달러(약 1억 2,040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정점 대비 31% 하락이다. 이더리움(Ethereum)은 2,750달러(약 385만 원) 아래로 내려앉으며 24시간 동안 14% 급락했고, 솔라나(Solana)는 하루 10% 이상 폭락했다.


반복되는 패턴

하지만 이게 처음은 아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이런 롤러코스터를 계속 타왔다. 2024년 12월 3조 7,200억 달러(약 5,208조 원), 2025년 5월 3조 5,200억 달러(약 4,928조 원), 2024년 3월 2조 7,700억 달러(약 3,878조 원)로 정점을 찍었다가 급락했다.


패턴은 뻔하다. 열광이 쌓이고, 기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그러다 무언가가 촉발되면 매도 행렬이 시작된다. 11월 21일에는 하루 만에 청산된 레버리지 포지션이 20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에 달했다.


흥미로운 건 각 랠리가 이전보다 더 높이 올라간다는 점이다. 하지만 변동성은 여전히 극심하다.

회복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본질이 무엇이냐


암호화폐가 회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은 이제 의미가 없다. 이미 여러 번 증명했다. 2022년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 이후에도 돌아왔고, 2024년 초 반등했으며, 2025년 10월에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진짜 질문은 비트코인이 정확히 무엇이냐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화폐가 아니다?

비트코인은 고도로 거래 가능한 위험 자산으로 진화했다. 유동성이 높고 기관 투자자들의 리스크 관리 전략에서 꽤 유용하다. 하지만 화폐는 아니다.


화폐의 기본 기능은 세 가지다. 가치 저장 수단, 교환 매개 수단, 가치 척도. 비트코인은 이 중 어느 것도 제대로 못한다. 가치 저장 수단? 6주 만에 31% 증발하는 자산을 안정적 가치 저장 수단이라고 부를 수 없다. 교환 매개 수단? 아직 일상적 거래에 광범위하게 쓰이지 않는다. 가치 척도? 아무도 비트코인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하지 않는다.


대신 비트코인은 주식이나 금처럼 투기적 자산이 됐다. 기관들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도구로 쓴다. 개인들은 빠른 수익을 노린다. 그게 전부다.


기관들도 빠지고 있다

11월 급락의 직접적 원인 중 하나는 중기 보유자들의 대규모 청산이었다. 반에크(VanEck)의 분석에 따르면, 이 그룹이 보유한 코인이 2년 만에 32% 감소했다. 현물 비트코인 ETF에서도 수십억 달러가 유출됐다.


연준(Fed)의 매파적 기조도 한몫했다.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40~50%로 떨어지고, 일본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줄었다. AI와 테크 주식 급락도 암호화폐 시장에 충격을 줬다.


공포와 탐욕 지수(Crypto Fear & Greed Index)는 10~15로 떨어졌다. '극단적 공포' 구간이다.


비트코인의 미래

비트코인이 정의하는 건 자기 자신의 미래다. 화폐가 되려던 꿈은 포기했다. 이제는 디지털 금, 투기 자산, 포트폴리오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게 나쁜 건 아니다. 금도 화폐는 아니지만 가치 있는 자산이다. 문제는 비트코인을 여전히 '탈중앙화 화폐 혁명'으로 포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역사가 보여주듯, 각 랠리는 더 높이 올라간다. 하지만 그때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정점에서 물린다. 비트코인은 회복할 것이다. 문제는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떠안느냐다.


한줄평

비트코인은 화폐 혁명이 아니라 변동성 높은 투기 자산으로 진화했고,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투자자들만 계속 손실을 보고 있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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