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 에스라와 함께하는 산책의 시간 04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던 유다 백성들은, 고레스 칙령에 의하여 다시 예루살렘과 유다 도(province)로 돌아왔다. 그 숫자는 노예를 포함하여 5만 명에 육박하였다.
그들이 돌아온 이유는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비록 고레스 왕 3년(기원전 536년)에 성전의 기초를 놓기 시작하였지만, 곧이어 주변 나라들(대적들)의 방해에 직면하였다. 성전 재건은 유다가 과거 다윗과 솔로몬 왕 때처럼 부활하는 단초가 되기 때문에, 그것에 위협을 느낀 대적들은 유다의 재건을 결코 좌시할 수 없었다. 그들의 집요한 방해로 성전 공사는 다리오 왕 2년(기원전 420년)까지 최대 16년 동안 중단되었다.
그들의 방해는 유다 백성들이 예루살렘 성읍과 성곽을 재건할 때에도 이어졌다. 그 내용이 에스라서 4장에 소개되고 있다. 대적들은 아닥사스다 왕에게 조서를 보내 성읍과 성곽이 완공되면 유다 백성들이 반역하고 조공과 각종 세금(관세, 통행세)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모함하였다. 조서를 받은 왕은 그들의 손을 들어주었고, 결국 예루살렘 성읍과 성곽 복원 공사도 중단되었다. 이 사건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의미)을 준다.
첫째는, 대적들의 전략이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유다 백성들이 성전을 건축하고 삶의 터전인 성읍과 주변국들의 무력 위협에 대비하기 위하여 성곽을 건축하는 일은 객관적으로 정당한 일이었다. 비록 그들이 식민지의 포로 신분이었다 할지라도 부당한 일은 아니었다. 유다의 주변 나라들도 유다가 하고 있었던 일, 즉 자신들의 성읍과 성곽 건축을 정당하게 생각하고 그 작업을 하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적들은 유다의 정당하고 순수한 일에 대해서는 이중 잣대를 적용하여 건축의 동기를 왜곡시켜 버렸다. 그리고 그 왜곡은 모함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그들은 제국의 왕이 내린 조서를 등에 업고 '권력으로' 억제하여 공사를 그치게 하였다.
이와 같은 일은 현대에 와서도 동일하게 벌어지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성전이라 할 수 있는 유무형의 교회를 세우고, 또 자신들의 삶의 터전인 사업을 일구고 직장 등에서 수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과 생각이나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부당한 처우를 받고 때로는 모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을 당황하게 하는 것은 그렇게 부당한 처우나 모함이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그 수위가 국가 권력을 동원한 억제로까지 높아지기도 한다. 대적들의 승리는 유다 백성들에게 패배, 즉 고통과 수치를 주었기 때문에, 현대 그리스도인들도 그로 인해 삶의 현장에서 동일한 아픔을 경험하게 된다.
둘째는, 대적들의 행동이 당장은 승리로 보일지 모르지만, 하나님이 섭리하시는 역사는 정직한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이다. 대적들의 방해로 성전 건축은 중단되었고, 예루살렘 성읍과 성곽 공사도 멈추게 되었다. 그 시점에서 대적들의 방해가 성공을 거두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역사에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은 다리오 왕 2년에 성전 공사를 재개하게 하였고, 예루살렘 성읍과 성곽도 아닥사스다 왕 20년(기원전 444년)에 느헤미야의 귀환으로 다시 시작되었다. 성전 공사 재개, 예루살렘 성읍과 성곽 공사 재개는 모두 하나님이 개입하신 결과이다. 이러한 개입은 현대에도 동일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셋째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러한 상황에서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가 무엇인지를 되새기게 한다는 것이다. 교회를 중심으로 한 삶의 현장에서 대적들의 방해가 주어지고 그로 인해 패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실망이나 낙담에 빠져서는 안 된다. 실망과 낙담은 하나님에 대한 원망과 불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러한 반응은 사탄이 노리는 최종 결과물이다.
그런 상황이 생기더라도 그것을 승리로 돌리시는 하나님을 믿음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일시적으로 패배처럼 보이는 상황을 허락하시는 이유는, 그 과정 가운데 살아 역사하시는 자신의 모습과 능력을 계시하시기 위해서이다. 하나님은 그것을 통하여 우리에게 영광받기 원하시는 분이다. 따라서 그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최선의 반응은 사도 바울의 권면대로 하는 것이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