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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복은 골프장에서

by 심상보

티피오(time, place, occasion)에 맞게 옷을 입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장소'와 '상황'에 맞게 의복을 갖추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본적인 예의다. 시절이 바뀌어서 갓을 쓰고 다니지는 않지만 그래도 장례식장에서는 웃고 떠들지 않고, 남의 결혼식에는 잘 차려입고 가야 하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 우리가 활동하는 '도시'도 '장소'이고, 길을 가다 '지나가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상황'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 이걸 무시하고 맘대로 입고 도시에 나돌아다니는 사람이 많다.

아웃도어 의류는 기능성 복식으로 쾌적하고 관리도 편하다. 자연 속에서 여러 가지 환경과 활동에 따른 신체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옷이니 당연히 도시에서 입기에 일반적인 옷 보다 편하다. 그래도 도시에서 입으면 안 된다. 잠옷 입고 대낮에 돌아다니는 것과 같다. 아웃도어 이전에 기능성 복식의 대명사는 골프복이다. 골프는 좀 있는 사람이 즐기던 스포츠니 골프복도 비싸다. 그래서 야외 운동에 적합한 기능성을 갖춘 비싼 소재를 사용해서 만든다. 경기력을 향상을 위해 신축성도 좋다. 골프복을 입으면 돈 있는 사람처럼 보이니 금목걸이와 비슷한 효과도 있다. 그래서 골프복을 도시에서 입으면 안 된다. 금목걸이 한 것처럼 촌스럽다.

상황에 맞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품위가 있어 보인다. 그중에 의복도 큰 역할을 한다. 편하자고 아무거나 입고 다니면 이상한 아저씨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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