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가지 패션 포트폴리오
뭘 하고 싶은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학생들은 대략 어떤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다고 얘기를 한다. 하지만 그 보다 훨씬 많은 학생들이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른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대답은 삼성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에 가서 뭘 할 건데? 이 질문을 하면 그제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린다. 그것도 매우 사회적인 대답이지만...... 포트폴리오 수업은 진로를 준비하는 수업이다. 그런데 점점 더 진로를 상담하는 수업이 되어가고 있다.
학생들이 만들고자 하는 포트폴리오의 방향은 대략 3가지로 나눠진다.
1 졸업작품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해온 작업을 정리한다.
졸업작품은 학교에서 그동안 배운 것을 총합적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그래서 디자인이 과장되고 창의적인 형태로 만들어진다. 쉽게 말하면 실생활에서 입을 수 없는 예술 작품에 가깝다. 이 디자인을 그대로 기업에 제출한다면 기업에서는 판단할 수 없다. 그냥 '열심히 했구나!' '독특하네!' '나도 학창 시절에는 이런 거 만들어 보고 싶었지!' 정도의 반응이다. 그래서 졸업작품을 좀 더 대중화하여 디자인을 풀도록 한다. 먼저 학생이 만든 졸업작품을 실용적으로 만든다면 어떤 브랜드에 잘 맞을지 찾아보도록 한다. 그리고 그 브랜드의 제품을 분석하여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졸업작품과 연결하여 디자인을 전개한다.
이렇게 졸업작품을 어렌지 한 상업용 제품을 디자인하면 졸작과 연결하여 창의성과 실용성의 갖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졸업작품을 진행하면서 자기가 생각한 것과 다르게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진짜 자기가 하고 싶었던 디자인을 제약 없이 해보고 그것은 전반부에 배치하라고 한다. 그럼 처음에는 풍부한 아이디어가 포함된 페이지, 중간에는 졸업작품, 후반부에는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2 취업하고 싶은 브랜드에 제출할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브랜드를 지정하거나 여성복, 남성복, 스포츠 등 복종을 결정한 포트폴리오는 지금까지 학생이 작업해 온 작업물을 그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대상 브랜드의 현재 경향을 분석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제안하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방식을 택한다. 브랜드의 분석은 해당 브랜드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브랜드들을 찾는 것부터 한다. 우리나라 내셔널 브랜드는 모두 카피를 하고 있기 때문에 카피를 하고 있는 브랜드를 찾을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아이템은 여기저기에서 나오기 때문에 어떤 브랜드가 원조인지 조차 알기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해당 브랜드의 디자인실에서 요즘 꽂힌 브랜드(이하 참조 브랜드)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참조 브랜드를 보면 해당 브랜드가 요즘 어떤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참조 브랜드의 홈페이지나 SNS를 찾아보고, 참조 브랜드를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 참조 브랜드 콘셉트와 스타일에 대한 설명을 디자인 인스피레이션에 넣으면 매우 효과적이다. 그리고 디자인도 참조 브랜드를 참조하여 전개한다.
전반부는 해당브랜드의 콘셉트에 대하여 간단히 적고, 제품에 소비자의 반응을 SNS를 통해 분석한 자료를 캡처 사진과 함께 정리한다. 중간에는 해당브랜드가 지향해야 할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고(이때 참고 브랜드의 내용을 참고한다) 후반부에는 실제 디자인 스케치와 도식화를 넣는다.
그 외 필요에 따라 마케팅 방법이나 웹페이지 디자인을 넣을 수도 있다. 어떤 브랜드나 자기 브랜드를 어떻게 노출시키는 것이 좋을지 늘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의 노출 방법에 대하여 궁금해한다. 상대방이 알고 싶은 것을 제공할 수 있으면 비즈니스에서 선점할 수 있다.
3 창업을 위한 준비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창업은 다양한 방향성을 갖고 있다. 막연히 뭘 해보고 싶은 학생들도 있지만 오래전부터 창업을 준비해 온 학생도 있다. 막연한 학생은 뭘 하고 싶은지 찾는 작업부터 시킨다. 자기 취향과 자기 능력에 맞는 사업 방향을 조사하면서 진짜 창업을 할 것인지 아닌지 고민할 기회를 준다.
학생들의 개인 브랜드 창업은 2가지 방향성을 갖고 있다. 독특한 자신의 스타일을 제품으로 만들어보고 싶어 하는 학생과 현재 유행하는 스타일을 어렌지 하거나 디테일과 그래픽을 바꿔서 몇 개의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팔고 싶어 하는 학생이다. 전자의 경우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론칭 방법과 동일한 방법으로 가이드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같은 내용이지만 실제 판매가 가능한지 체크하고, 누가 소비자가 될 것인지 구체적인 페르소나를 잡아보는 것이 핵심이다.
후자는 지금 대부분의 무신사 입점 브랜드가 성공한 방법을 답습하는 방식이다. 이미 이런 스타일의 시장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으므로 하기 따라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매출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롤모델이 되는 브랜드를 철저히 분석해서 밴치마킹하고, 그에 따른 생산 방법과 마케팅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포트폴리오는 자기가 갖고 있는 능력과 취향, 생각을 표현하는 서류다.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정확한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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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및 경고: 사진은 건국대학교 학생들의 과제 일부 입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