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상상력!
화가 폴 호건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도 없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한 세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디자이너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기존의 개념에서 지루한 삶을 살고있는 일반인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기회를 준다. 새로운 것을 디자인하는 능력은 상상력에서 출발한다. 알고 있는 것을 근거로 모르는 것을 떠올리는 능력을 상상력이라고 한다. 훌륭한 디자이너는 상상력이 뛰어나야 한다. 뛰어난 상상력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사람이 만든 모든 도구는 이미 있었던 '무엇'에서 사람들의 새로운 요구에 의해 변형되거나 결합되고, 발전한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디자이너의 창작은 기존에 있던 것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고 목적에 따라 재구성하는 것이다.
새로운 도구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기 이전에 방식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이렇게 얻어진 모티브를 증폭시켜 새로운 해석, 새로운 형태를 디자인한다. 이때 증폭시키는 능력이 디자인적 상상력이다. 운동신경을 타고난 사람이 있는 것처럼 뛰어난 상상력을 갖고 태어난 사람도 있다. 타고난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지만 그것도 연습하지 않으면 발현되지 못한다. 상상력도 연습을 통해 키울 수 있다. 사물을 일반적이지 않게 해석하고 특이한 방향으로 재구성하는 연습은 상상력을 키운다. 또, 상상력은 무엇을 근거로 발휘된다. 상상력이 뛰어나도 경험치가 없으면 상상력을 발휘할 수 없다. 상상력의 모티브가 되는 다양한 경험을 얻는 것은 새로운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된다. 그런데 같은 경험을 해도 사람마다 저장되는 정보는 모두 다르다.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같은 경험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저장한다. 같은 경험에서 많은 디자인의 요소를 얻기 위해서 디자이너는 뛰어난 감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능력 두번째 감각!
감각(sensation)은 오감을 통해서 들어오는 자극을 세분화하여 의식하는 것이다. 오감은 각각 기관에 따라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으로 구분된다. 감각한 대상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능력이 감성(sensibility)이다. 오감을 통해 들어온 자극에 대한 느낌이나 기분이 감정(feeling)이다.
의식할 수 있는 감정의 가짓수가 많은 사람을 ‘감각이 좋다’고 말한다. 감각이 좋은 사람은 감각기관의 능력이 좋거나, 감성적이거나,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다. 또 감각이 좋기 위해서는 감각 정보에 대한 판단력이 좋아야 한다. 이때 판단은 정보를 관념이나 개념, 도식으로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때 기존에 갖고 있던 관념이나 개념, 도식은 새로운 정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다시 설명하면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자극에 대하여 감성적으로 받아들여 감정이 일어나고, 감정은 관념과 도식으로 기억되었다가 감각으로 들어온 새로운 자극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디자이너는 지각한 감각 정보를 세분화하여 인식하고, 기억하고 있다가 어떤 의지가 생기면 상상력을 동원하여 기억한 정보를 새로운 형태로 발전시킨다. '감각이 뛰어난 디자이너'라는 의미는 감각 정보를 다양하게 세분하는 감성적인 능력과 다양한 감정으로 인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자극에 대하여 판단에 기준이 될 많은 관념과 도식을 기억하고 있는 디자이너도 감각이 뛰어난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다. 이때 기억력이 좋으면 많은 정보가 저장되어 판단에 용이하지만 기억은 사건이 일어난 순간부터 왜곡된다는 문제가 있다.
감정은 기본적으로 좋은 감정(快)과 좋지 않은 감정(不快)으로 나눠진다. 일반인이 제품에 대하여 좋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목적이다. 감정은 일관된 법칙에 따라 일어나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반사적으로 나타난다. 같은 자극도 상황에 따라 다른 감정이 생긴다. 당연히 제품에 담긴 디자이너의 감정이 일반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디자이너는 일반인이 느낄 수 있는 감정보다 훨씬 다양하고 깊은 감정을 제품에 담아야 한다. 다양하고 깊은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디자이너는 감각이 뛰어나야 한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대중의 다양한 감정을 수용하기 위해 뛰어난 감각과 풍부한 감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