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제 Mar 04. 2024

AI 시대, HR의 역할은?

문득 든 생각..HR

AI 기술의 발전은 하루가 다르게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측면에서는 위협하고도 있구요.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진단과 예측 결과를 단 몇 분 만에 내 놓기도 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업무들의 전략 수립과 리스크 관리도 금방 찾아내 버리죠. 미국 HR 컨설팅 회사 CG&C는 2023년 5월 미국에서 해고된 80,089명 중 3,900명의 해고 사유가 사상 최초로 'AI 대체'라고 공식 발표했다고 합니다. 골드만삭스는 AI의 확산으로 2035년까지 전 세계 약 3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무서운 변화 속에서 HR 분야도 분주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미리 해야 할 것들을 미루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발등에 불 떨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조직 관리 측면에서는 아직까지도 과거 방식을 유지하거나 심지어 다시 도입하고 적용하고 있으니까요. 흔히 테일러리즘 이라는 용어로 뼈 속 깊숙히 내재된 조직 관리에 대한 규칙, 규범들은 여전히 여러 조직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AI를 활용하려는 기업들도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AI와 공존을 위한 조직 체계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죠. 각 분야 선도기업들은 풍부한 내/외적 자원을 활용하여 AI 전문가를 보유하고 시스템을 개발하면서 빠르게 발전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보유 자원이 넉넉하지 않은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대응이 느리거나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것 같구요.  


이런 AI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함께 보이는 문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입니다. 일자리가 없어지니 사람의 역할은 줄어들다 못해 없어지는 건가? 라는 염려를 불식시키려는 것일까요? 

다행히 아직은 많은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라 합니다. 제 생각도 그렇구요.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AI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한 사람의 역할과 기술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데 AI에 전부를 맡기기엔 뭔가 부족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AI가 해야 할 범위와 역할을 명확히 정해주는 것이 사람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2023년 초에 생성형 AI가 큰 관심을 끌면서 함께 등장한 것이 프롬프트엔지니어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다만 현재는 프롬프트엔지니어의 전문성 없이도 프롬프트를 잘 할 수 있도록 AI가 도움을 주고 있죠. 정말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HR은 이 점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의 역할을 더 잘 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라는 고민을 심각하게 해야 합니다. 채용, 평가와 보상, 교육, 데이터분석, HR 관련 의사결정 등 HR과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조직의 가치관을 충분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윤리적인 측면도 고려하고 의사결정을 하는지, 우리 조직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AI의 판단이 조직에 해를 끼치지는 않는지 등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하면 잘 반영해서 AI와 협업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야 하는 거죠. 


이미 우리는 AI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AI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는 시점에 HR은 AI를 통해 조직관리와 구성원 경험 향상, 나아가 경쟁우위에 서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재 HR에게 필요한 역할은 이렇습니다. 


첫째, 모든 업무(직무)에 대해 재정의하고 가능한 업무 단위를 작게 세분화해야 합니다. 직무 분석을 통해 정의된 직무를 기반으로 해도 좋고 그렇지 않은 경우 업무별(혹은 팀별)로 분류해서 심도있게 들여다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을 시작하고 마무리되는 그 일련의 과정을 세세하고 나누고 난 뒤 그 중에서 AI 가 대체할 수 있는 업무나 역할이 무엇이 될 지 정해야 합니다. 먼저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 위주로 판단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직 내 TFT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둘째, HR 업무 중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업무를 선별해야 합니다. 단순히 필요에 의해 우리 조직문화에 입각하지 못하거나 부족하게 도입한 제도들(평가, 보상, 승진, 채용 등)이 있다면 다시 들여다 보세요. 제도별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AI의 활용도를 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조직 문화와 가치관, 구성원들의 이해도와 참여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만든 건 아닌지, 여러 회사에서 하는 방식을 그대로 차용 했는지, 정해진 틀에 맞춰 모든 구성원들을 편향적으로 몰아세우고 있는 건 아닌지 등을 고려하면서 구성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HR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죠.   


셋째,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AI와 협업하고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에 AI를 활용하는 가이드라인 혹은 지침이 필요합니다. AI는 구성원들 모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경쟁 우위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영향력이 갈수록 더 커질 것입니다. AI 관련된 툴이나 기술 같은 것들을 꾸준히 익히고 활용하면서 규정, 규범, 지침 등의 이름으로 활용 범위, 사용 원칙 등을 제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느 부서보다 HR이 AI에 대한 지식이 풍부했으면 합니다. 업무 프로세스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사결정 단계에 있어 AI의 위치와 역할을 누구보다 더 명확하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또한 기존의 것을 지켜야 할 것들은 어떤 것인지 누구보다 명확히 판단해야 하는 것도 너무나 중요하죠. 

넷째, HR 관련 업무를 생각보다 자주 개선해야 합니다. AI 뿐만 아니라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하루만 지나도 우리와 맞지 않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한 번 정해진 제도나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선해야 합니다. 빠른 변화에 민첩하고 효율적으로 적용하고 개선 해야만 조직 관리가 용이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단순히 업무 자동화에 너무 치중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단순한 수단으로만 AI를 활용한다면 계속해서 뒤쳐질 수 밖에 없으니까요. 


기술이 발달해도 사람의 역할은 변화할 뿐 없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변화에 가장 민감해야 하는 분야가 HR 입니다. 이번을 계기로 조직 내 HR의 역할과 현재 하고 있는 업무를 되짚어 보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