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아저씨'를 만드는가?
08월 28일 06시 19분
"몇 살부터 아저씨 아줌마가 되는 거야?"
주말에 점심을 먹고 공원을 함께 걷던 외국인 친구가 물었다. 공원에는 전신을 레깅스와 팔토시, 장갑, 선캡과 손수건 등으로 햇살을 가린 곱슬머리 아줌마들이 걷고 있었다.
대부분 검은색 디자인의 비슷한 등산복 차림의 아저씨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어떻게 행동을 하고 어떻게 하고 다니느냐가 아줌마, 아저씨를 정의하는 것 같아."
친구는 그 말에 동의하는 듯 말했다.
"지하철에 아줌마랑 아저씨랑 모여있으면, 스타일이 똑같아. 전 세계적으로 그런가 봐. 어느 나라나 공통적으로 아줌마 아저씨 스타일이 있거든. 신기하지? 미장원에 가서 '아줌마 스타일로 해주세요' 옷가게에서 '아저씨 스타일로 주세요' 이러나?"
스타일은 그렇다 치고 나는 행동이 아저씨인지 중년의 남성인지, 아줌마인지 중년의 여성인지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토요일, 평택에 볼 일이 있어 1호선 지하철을 탔다. 자리에 앉았는데 맞은편에 나이 든 아저씨 두 명이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불쾌함을 참고 있는데, 그중 한 아저씨가 당당하게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나를 향해 카메라를 대고 '찰칵~'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닌가!
기분이 매우 나빠서 '뭐 하시는 거냐' 따지려고도 생각했지만 지하철에 사람도 없고 쪽수도 딸려서 고민만 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은 아저씨는 낄낄대며 옆 아저씨한테 사진을 보여주고 또 어딘가로 사진을 보내는 듯했다.
그러면서 다 들리는 목소리로 '내가 000한테 보냈어'라며 낄낄댔다.
나는 계속 두 사람을 정면으로 쳐다보며 인상을 썼다. 나와 눈을 마주친 두 사람은 그러든지 말든지 신경도 쓰지 않는 듯했다.
저 사람들이 바로 중년의 남성이 아닌 존경받지 못하는 꼰대 '아저씨'인 거다.
갑자기 열차 안내방송이 떠올랐다.
"고객 여러분께 열차 내 금지 행위에 대해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여객 출입금지 장소 등에 무단으로 출입하는 행위, 정당한 이유 없이 열차 내 장치 또는 기구 등을 조작하는 행위, 열차 밖에 있는 사람을 위험하게 할 우려가 있는 물건을 열차 밖으로 던지는 행위, 흡연하는 행위, 성적인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
성적인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
성적인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
그런데 그래서 어쩌라는 건지.
하지 말라는 방송에도 하는 사람을 어떻게 하지도 못하면서...
저런 행동하는 사람들은 누가 제지하는 거지?
오늘 아침 출근길.
자리에 앉았다. 양쪽에는 아저씨들이 앉았다.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데 왼쪽에 앉은 아저씨가 자꾸 힐끔힐끔 내 휴대전화를 본다.
신경이 쓰여서 휴대전화를 얼굴 높이 올린 후 아저씨가 볼 수 없도록 각도를 틀었다.
그러자 아저씨는 고개를 쭉 빼며 대놓고 내 휴대전화 화면을 본다.
그것도 여러 번.
계속 확인한다.
내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도 아닌데, 노골적으로 내 휴대전화를 확인한다.
이런 게 아저씨다.
매너 없고, 에티켓 없고, 뻔뻔해서 남을 불편하게 하는 하는 사람. 그리고 그걸 동방예의지국 핑계 대며 당연히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예전 MBC기자 생활할 때 선배와 크게 다툰 적이 있다. 그때 선배가 '너 선배한테 대드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라고 해서 내가 말했다.
"선배 대접받고 싶으면, 먼저 선배처럼 행동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