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Family

by pq
Marker on Board, 2019, 35.0cm * 27.0cm (5호) by Nari Kim

어느 5월 새벽 5시 반,

Cape May 해변.


하늘엔 반쪽 달이 떠 있었고,

돌고래 가족 네 마리가

빼꼼 빼꼼 파도를 따라 헤엄치고 있었고,

홀로 선 등대와 낚시꾼 두 명,

파도소리, 새소리,

바람과 나......


그날 난 6살 난 소년이 모래사장에서

전날 잃어버린 장난감 거미를 찾기 위해 해변을 거닐었고......

발가락 사이로 꾸물 꾸물 거리던 모래알을 느끼던 중......


찾았다!



Behind Story
The Spider Toy

우리는 전 날,

노을이 지는 해변가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면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섯 살짜리 소년은 그런 어른들 속에서

관심을 받으며 모래를 파고,

장난감과 교류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소년의 엄마는 소년에게 경고를 했다.

"거미 장난감은 집에 놓고 오는 게 좋을 텐데.

모래사장에 잃어버리면 어쩌려고 그러니?"

소년은 대답했다.

"절대 잃어버릴 일 없어요!

제 베스트 프렌드가 준 선물인걸요!

언제나 저와 함께 해야 해요!"

소년은 거미 장난감과 늘 함께 하는 것 같았고,

또 그랬다.


그렇게 해가 지고,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됐는데......


Dolphin Family on Picnic



'으아아아아아아앙~~~~~'

소년이 거미 장난감을 잃어버렸다.


비상이다!


소년의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고모, 고모부, 작은 아빠, 작은엄마 (그게 나)......

모두 모래사장에 거미 장난감 찾기에 나섰다.

한 시간 넘게 찾아 헤맸을까......



A Lonely Light House at Cape May


결국 해는 떨어지고,

서럽게 우는 소년을 달래며

모두 별장으로 향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잠이 든 그날 밤.


다음 날 아침,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한 나는,

새벽 5시 반에 눈을 뜨게 된다.

도저히 잠에 들 수 없었던 나는

해변가를 걷기로 한다.




단언컨대,

내 생에 그 새벽이 나에게 가장 환상적인 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

바다 수평선 건너 떠오르는 태양빛 따라 파스텔 빛으로 물들인,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자연의 색......

그 속에서 살랑살랑 간질간질 모래의 속삭임을

발가락 사이로 온전히 느끼며 걷고 있는 나......

바다에는 돌고래 가족이 파도의 방향을 따라 꿀렁꿀렁 춤을 추며

사냥을, 아니, 소풍을 가고 있었고,

덩그러니 홀로 서 있는 등대조차

아름다운 예술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자연환경......

그리고 그 속에서 이 모든 것을 온몸으로 즐기고 있는 낚시꾼들.


하늘을 보니,

아직 반쪽의 달이 희미하게 떠 있었다.

꿈만 같았다.


돌고래...... 바람......

발가락 사이로 스며드는 모래알......

파도소리...... 노을의 색감......

시간이 멈춰버렸다.


Fishermen at Cape May

환상적인 순간이었기에,

몽롱한 순간이었기에,

이런 순간은

다시 올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꼭 기억하고 싶었다.


그렇게 모래 한 알 한 알을 느끼며

미소를 머금고 걷던 그 순간,


툭!

발가락에 무엇인가 걸렸다.


아래를 쳐다보니,

여러 갈래로 나뉜 플라스틱이 보였다.


훅~훅~ 불어 살펴보니......

거미 모양의 장난감이었다.


난 그 이후로부터 소년의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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