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의 보물

Blues' Treasures

by pq
mixed media on cardboard, 2017, 31.0cm * 26.0cm (5호) by Nari Kim

2016년 겨울,


눈이 축 쳐진 사랑스러운 아깽이 모습에

첫눈에 반해버렸습니다.


푸른빛이 도는 회색 옷, 하얀 장갑과 장화를 신은 꼬맹이는,

첫 만남부터 똥꼬 발랄한 데다 수다스러웠습니다.


거실, 부엌, 화장실, 옷방......

어디든 졸졸 따라다녔고,

촉촉한 눈을 마주치며 '야옹야옹' 쉬지 않고 말을 걸어왔습니다.


'사랑해'라고 하면 '야옹'이라 대답했고,

제 곁에서 식빵을 구우며 꾸벅꾸벅 졸곤 했습니다.


형아인 삼바에게 먼저 다가가 장난을 거는 장난꾸러기였고,

동생인 멜로디에겐 '다다다다'를 함께 즐기는 자상한 오빠였습니다.


깃털 달린 오뎅꼬치 장난감을 제일 좋아했고,

'간식'이라는 말에 '야아아아오오옹' 흥분된 목소리로 점프를 해대곤 했습니다.


퇴근 후 집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문 앞에 나와 반겨줬고,

아침이면 제 등을 벅벅 긁으며 깨우던 녀석이었습니다.


2017년 10월 18일,

블루는 펄럭이는 비닐봉지를 쫒다가 무지개다리를 건너버렸습니다.


아직 함께 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빨리. 가버렸습니다.


"빨리 가려고, 그렇게 많은 말을 했었나 보다......"

"시간이 없어 그렇게도 많은 사랑 주려 했나 보다......"


집안 곳곳엔 블루의 흔적이 남아있지 않은 곳이 없고,

가슴엔 블루의 모습이 문신처럼 깊게 새겨져 버렸습니다.


블루는 그렇게 집안 곳곳을, 제 마음을,

빛처럼 밝혀주던, 따뜻하게 데워주던

사랑스러운 아기였습니다.



아가야, 편히 잠들렴. 별이 빛나는 밤 아래에서 보자.

RIP my baby B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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