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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니엘 Jul 24. 2023

선생님, 감사합니다♡

소소한 생각들.

교회에서 수년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가르침이라는 숭고한 말이 민망할 정도로 평일엔 주부로 살다가 일주일에 한 번 아이들과 만났다. 처음에 선생님이라고 부르는데 감개무량하고 가슴이 벅차올랐다. 속으로 부족함을 숨긴 채 진짜 선생 다워지려 부단히 애를 썼던 거 같다. 


5년 가까이 일요일마다 주일학교 아이들의 교사였지만, 사람들에게 내가 선생이라고 차마 말하지 못했다. 말할 수 없다는 게 맞다. 성경 같은 전문 지식을 가르친 것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아이들에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간은 고작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기에 교사라기보다 몇 년 띄엄띄엄 체험을 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게 마땅하고.


조금이나마 체험을 해보니 정말 일선에서 매일매일 아이들을 정성으로 챙겨주시고 지식도 가르쳐 주시는 선생님들께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

학교 다닐 때 한 번쯤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꿈꾼 적이 있다. 교실의 칠판 앞에서 전문적인 용어로 지적 매력을 뿜뿜 하시는 선생님들이 너무 멋있었다. 진짜 노래 가삿말대로 하늘 같은 스승의 은혜에 선생님을 우러러봤던 거 같다.




하지만 요즘은 씁쓸하게도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 현실이다. 학부모들도 마찬가지다. 나도 학부모지만 내 자식의 스승님이면 아이를 맡기고 당연히 존경하고 감사하는 것이 기본 마음가짐일 텐데, 어쩐지 당연함을 넘어 우습게 여기고 무례하기까지 하다.

교사의 권리가 땅에 떨어졌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사회가 변했다고 하지만, 기본적인 예의이고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선생님을 바라보는 태도도 대부분 부모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무심코 아이 앞에서 선생님을 경시하는 발언이 아이에게도 전달되는 것이다. 왜 갑과 을의 관계가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 자식이 귀하면 선생님도 누군가의 귀한 자식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교육을 안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공교육이 많이 무너진 것은 사실이다. 예전만 해도 학교 교육이 전부였는데, 학교 교육의 불신으로 인해 선생님의 위신도 내려간 까닭일지도 모르겠다.


집에서 내 아이 한 명, 두 명도 데리고 공부시키려면 진땀이 나고 힘이 드는데, 20여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하루종일 하나라도 더 가르치랴 챙기랴 동분서주하는 우리 아이의 선생님을 좀 더 귀하게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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