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by 생각의 변화

결승전

플레이오프가 진행되는 동안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리그 2위였던 우리 팀이 7위 메츠와 3위 타이거즈를 꺾고 결승전에 올라 온 것처럼 1위였던 말린즈 역시 8위 애슬레틱스와 4위 양키즈를 꺾고 결승에 올라왔다. 약간의 이변이라면, 말린즈가 8강에서 애슬레틱스에게 의외로 고전하면서 한 점 차로 간신히 이겼다는 것 정도.

우리 팀과 말린즈의 전력을 객관적으로 비교하면, 말린즈가 우리 팀보다 한 수 위였다. 투수력은 비슷했지만 중심타선의 파괴력 면에서 말린즈가 조금 나았고, 무엇보다 말린즈 야수들의 수비가 우리 팀보다 훨씬 안정적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 팀은 봄부터 선수들을 뽑아서 연습을 시작했지만 말린즈는 봄 리그가 시작되기 전에 있었던 인비테이셔널 대회 때부터 팀을 꾸려서 손발을 맞춘 팀이었다. 그러니 수비력이 좋은 것이 단순한 우연이거나 아이들의 개인능력 때문은 아니었다. 결국 수비를 향상 시키는 가장 좋은 그리고 유일한 방법은 꾸준한 연습뿐이다.

여러 가지 요소들을 종합해보면, 내셔널즈와 말린즈 사이의 전력차이는 1승 2패라는 상대전적에서 보이는 근소한 차이보다 훨씬 더 큰 격차가 있었다. 1승 2패 속에는 내셔널즈와 말린즈 사이에 단 한 경기 차이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5승 10패나 10승 20패 정도의 격차가 있다고 보는 것이 좀 더 사실에 가까웠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야구는 투수 놀음이니 야구 경기는 언제나 ‘각본 없는 드라마’로 펼쳐질 가능성이 항상 존재했다. 해설자 고(故) 하일성씨가 남긴 유명한 말처럼, 야구 몰라요.


경기 전날 피카렐라가 부모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친구와 가족들이 와서 볼 수 있도록 두루두루 연락하고, 경기하는 아이들을 열심히 응원해주되 심판이나 상대방 코치들에게 소리 지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 가족은 경기가 없던 금요일 우주와 누리를 데리고 수영 레슨을 받기 위해 디어파크에 있는 뉴욕스포츠 센터에 갔다. 수영레슨이 끝난 후 근처 아웃렛 매장에서 점심을 먹고 아이들의 여름옷을 몇 벌 샀다.

앞서 걸어가던 우주가 쇼핑몰 중심부에 있는 커다란 분수 앞에서 멈췄다. 분수는 붉은색과 보라색 페추니아 꽃으로 동그랗게 둘러싸여 있었고, 중심에 돌로 만든 오목한 쟁반 모양의 구조물이 돌기둥에 얹혀 있었다. 거의 우주의 키 높이였다. 우주가 쟁반 안쪽을 보려고 제자리에서 깡총깡총 뛰었다. 돌쟁반의 가운데서 물이 수직으로 쭈욱 솟아올랐다가 떨어졌다. 찰랑거리는 수면 아래의 분수 바닥이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동전들이었다.

“동전이 왜 저렇게 많아?” 우주가 물었다.

“사람들이 분수 속으로 동전을 던지면서 소원을 비니까”

“소원이 진짜 이루어져?”

“소원 있어?” 무심한 척 우주에게 물었다. 잠시 침묵.

“동전 줄까?” 내가 주머니에 있던 동전을 우주에게 몇 개 건넸다.

“하나면 돼. 소원은 하나니까”

우주는 손바닥에 있는 여러 가지 동전들 중에서 다임(10센트) 하나를 골랐다.

“쟁반 한 가운데로 들어가야 돼.”

아내가 내 말에 살짝 웃었다. 우주가 잠시 멈춰 서서 조준을 하더니 분수 속으로 조심스럽게 동전을 던졌다. 우주가 던진 다임이 찰랑하는 가벼운 물소리를 내며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는 분수의 한 가운데로 쏘옥 들어갔다.

“어떤 소원 빌었어?” 아내가 물었다.

“내셔널즈가 역전승하고 내가 마무리로 등판하게 해달라고.” 우주가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소원이 너무 복잡해” 내가 웃으면서 투덜거렸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 역시도 비슷한 소원을 빌었다.

생각해보면 우주는 제 딴에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소원을 빈 것이었다. 우주가 생각하기에도 우리 팀이 큰 점수 차로 말린즈를 제압할 가능성은 없었고, 플레이오프 두 경기 때 본 피카렐라의 투수 운용으로 보건대 우주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없었다. 우주의 소원은 복잡한 게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거였다.

다음 날 아침 우주와 난 평소처럼 선컴 파크에서 야구 연습을 했다. 우주는 말린즈 전에서 난타를 당하고 난 후에 투구폼을 조금 바꿨다. 과거의 투구 폼이 간결하고 다이내믹 했던 것에 비하면 이번 폼은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던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연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점심을 먹었다.

경기시간이 저녁 7시 30분이었기 때문에 경기 시간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남아 있었다. 6월이 되면서 롱아일랜드의 저녁은 더 이상 4월이나 5월처럼 춥지 않았다. 오후 3시 30분에 경기하는 것을 원한다고 피카렐라가 리그 사무실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내 생각엔 수비가 약한 우리 팀 입장에서는 저녁경기가 나았다. 이전에 두 번의 패배 때 보여주었던 불안한 수비의 원인 중에 하나가 낮 경기라는 요인도 있었기 때문이다. 낮 경기에서 실책이 많은 것은 아이들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프로야구 선수들도 낮 경기에 실책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낮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경기가 너무 늦게 끝난다는 것 말고는 저녁 경기가 우리 팀에 불리할 건 없어 보였다.


오후 여섯 시 즈음에 옷세고 파크에 도착했다. 경기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아이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고 배팅케이지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우주 앞에 서 있던 닉이 케이지 안으로 들어갔다. 왼손 타석에서스윙을 했다. 정타는 없었지만 빗맞은 타구를 몇 개 만들어냈다. 왜 갑자기 왼손으로 바꿨는지 물어보니 왼손 타석에 들어서니까 그나마 공을 맞춘다는 것이다. 하필 결승전이 왼손 타석에 들어서는 첫 경기여서 걱정된다고 했다. 닉이 끝나고 우주가 배팅케이지로 들어갔다. 우주가 타격연습을 하는 동안 출입문에 걸려있는 ‘홀로 타석에 있을 때’라는 제목이 붙은 포스터를 읽었다. 야구는 단체경기이지만 투수와 타자가 일대 일로 대결 하는 경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박빙의 승부에서는. 승부차기의 순간만으로 이루어진 축구 경기 같다고나 할까.

나쁜 소식 하나. 코너가 사정이 생겨서 결승전에 나오지 못한다. 나쁜 소식 하나 더, 매튜가 덕 아웃에서 장난치다가 배트로 포수를 보는 해리의 손을 쳤다. 심하게 다친 건 아니었지만 해리는 통증 때문에 경기에 나가지 못하게 됐다. 결국 우리 팀은 가장 타격감이 좋은 타자 한 명과 주전 포수 한 명이 없는 상태로 결승전을 맞이하게 됐다.

“플레이볼!”

결승전이 시작됐다.

1회 초 공격에서 우리 팀은 1번 타자 마이클이 볼넷을 골랐고 도루로 2루를 훔쳤다. 2번 마크와 3번 벤은 삼진과 내야 땅볼로 아웃 됐다. 타석에 4번 타자 존이 들어섰다. 존은 좌중간을 가르는 깨끗한 2루타로 마이클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0.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다음 타자인 우주는 상대 투수의 스피드에 밀리며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우주는 공을 맞추는 능력은 좋았지만 빠른 공에는 늘 약점을 보였다. 말린즈의 선발은 이전 세 경기에서 보지 못했던 투수였다. 비록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공의 스피드와 제구가 모두 좋았다. 공의 스피드만 놓고 보자면 첫 번째 다이아몬드백스 전에 나왔던 투수와 비슷했지만 제구가 훨씬 좋았다.

우리 팀 선발은 존. 존은 8:9로 역전패 당했던 경기에서 3이닝 동안 단 한 점으로 막는 호투를 보여줬다. 최근에는 세 투수 중에서 존의 컨디션이 가장 좋았다. 하지만 존은 1회부터 제구에 애를 먹었다. 상대팀 테이블 세터들은 참을성 있게 볼넷을 골라 나갔고 중심타선은 주자 두 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2회에 우리 팀은 점수를 내지 못했다. 존을 제외하고는 공을 배트에 제대로 맞추는 타자가 없었다. 상대팀은 2회에도 두 점을 더 추가했다. 1:4. 3회에도 우리 팀은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존은 여전히 제구가 좋지 않았다.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고 적시타를 맞았던 이전 이닝의 상황을 반복했다. 존에 이어 등판한 벤 역시 볼넷과 안타를 내 주면서 우리 팀은 순식간에 4점을 더 내주었다. 1:8.

우리 팀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고 있던 상대 투수는 한계 투구 수까지 던지고 4회에 내려갔다. 우리 팀은 4회 초에 볼넷을 골라서 주자가 나갔지만 홈으로 불러들이지는 못했다. 4회 말 다시 벤이 올라왔다. 벤은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냈고 다시 적시타를 맞았다. 우리 팀은 3점을 더 내줬다. 1:11. 우리는 열 점을 뒤지고 있었고 우리에겐 이제 단 두 번의 공격 기회만이 남아 있었다.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은 완벽했던 상대 선발투수가 내려갔다는 것.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지면서 아내는 누리를 데리고 옷세고 파크안의 놀이터에 갔다 오겠다고 했다. 저녁이 되면 약의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누리가 형의 야구 경기를 한 곳에 진득하게 앉아서 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다행히도 야구장에서 심심해하는 동생은 누리뿐이 아니었다. 마이클의 동생, 닉의 동생, 해리의 동생도 누리와 같은 나이였고 셋 모두 형들의 경기를 보는 것을 따분해 했다. 세 동생들은 누리와 동갑내기였는데도 누리가 자신들보다 어리다고 생각해서인지 누리를 귀여워했다. 게다가 누리는 저녁이 되면 활발해지면서 사교적이 됐다.

상대팀 관중석과 덕아웃은 가끔씩 크게 웃는 소리와 아이들을 격려하는 소리로 들썩였다. 반면에 우리 팀 관중석은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목소리가 큰 닉의 엄마 스테파니의 우렁찬 응원 소리만이 가끔씩 들릴 뿐이었다. 덕아웃도 침통한 분위기였다. 오늘만큼은 매튜도 삼진을 당했다고 징징거리지 않았다. 열 점차까지 벌어지자 피카렐라는 시작할 때보다 오히려 편안해 보였다. 피카렐라는 잔뜩 풀이 죽어 있는 아이들을 격려했다.

5회 초 우리 팀 타자들은 바뀐 상대 투수의 공을 잘 골라내면서 만루를 만들었다. 우리 팀에서 가장 그리고 유일하게 타격감이 좋은 존은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2루타를 쳤다. 다음 타석이었던 우주도 타점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쳤다. 이후에도 상대 투수는 연속해서 볼넷을 더 내주었고 우리 팀은 두 점을 더 얻었다. 6:11.

5회 수비가 시작될 때 피카렐라가 관중석 벤치에 있는 내게로 다가왔다.

“우주를 준비시켜 주세요.” 피카렐라가 더 할 말이 있는 사람처럼 덕아웃으로 가지 않고 제자리에 잠시 서있었다. “이 말을 꼭 전해줘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피카렐라가 멋쩍게 웃었다. 골수 메츠 팬이 양키즈 선수의 말을 인용해서 그런가.

5회 말 우주는 올라와서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고 다음 타자에게 2루타를 맞아서 한 점을 내주었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잘 막아냈다. 6:12. 투구 폼을 바꾸면서 스피드가 떨어지고 제구도 조금 불안해 보였지만 상대 팀 하위타선을 상대로 더 이상 볼넷을 주지 않고 삼진과 내야 땅볼로 잡아냈다. 우리 팀의 수비도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우주를 도와주었다.


6회 말린즈는 새로운 투수를 올렸다. 하지만 바뀐 투수 역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하위타순에서 시작된 우리 팀은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고 닉의 타석이 되었다. 투 아웃 만루. 닉이 살아나간다면 다시 1번 마이클로 연결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승산이 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경기는 끝난다. 배팅케이지 입구에 걸려있던 글이 문득 떠올랐다.

승부차기를 하는 키커처럼 닉이 시선을 떨군 채 조심스럽게 타석에 들어섰다. 타석 뒤쪽에 자리를 잡고 팔을 뻗어서 배트 끝이 닿는 위치를 눈으로 확인했다. 경기 내내 큰 소리로 응원을 하던 스테파니도 조용히 닉을 지켜보고 있었다. 함께 있지만 타석에 서는 순간 타자는 혼자가 된다.

스트라이크. 스트라이크. 닉이 왼손으로 헬멧을 고쳐 쓰고 타석의 흙을 스파이크로 골랐다. 불길한 생각을 털어내려는 듯 머리를 흔들었다. 볼, 다시 볼. 다섯 번째 공에 닉이 스윙을 했다. 닉의 타구는 완전히 빗맞아서 홈플레이트 바로 앞에서 튀어 3루 쪽으로 떼굴떼굴 굴러갔다. 3루수와 투수가 모두 잡기 어려운 곳으로 굴러가면서 닉은 내야 안타로 타점을 기록했다. 7:12.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 놓고 상대 투수는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1번 마이클과 2번 마크는 볼넷으로 밀어내기 타점을 기록했고 벤은 몸에 맞는 볼로 타점을 기록했다. 10:12. 여전히 주자는 만루, 타석에는 존이 들어섰다. 작년에 이어 또 다시 존 앞에 만루 찬스가 온 것이다.

상대팀 관중석과 덕아웃은 어느새 고요해졌고 볼넷이 나올 때마다 낮고 조심스러운 탄식소리가 들릴 듯 말 듯 새어나왔다. 말린즈 감독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반면에 우리 팀 관중석과 덕아웃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말린즈 감독이 타임아웃을 요청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다. 투수를 바꾸지는 않았다. 아마도 더 이상 나올 만한 투수가 없는 것 같았다.

볼, 볼. 투 볼. 세 번째 공에 존이 배트를 휘둘렀다. 알루미늄 배트의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존의 타구는 좌중간으로 완전히 빠져 나갔다. 3타점 3루타. 13:12. 드디어 역전에 성공했다. 다음 타석은 우주. 우주가 친 공도 잘 맞았지만 중견수에게 잡혔다.


상대팀 관중석은 완전히 고요해졌다. 어두컴컴해진 옷세고 파크 안은 온통 우리 팀 부모들이 지르는 함성소리와 아이들이 환호하는 소리로 가득했다. 근처 놀이터에서 누리와 함께 있던 아내가 함성소리를 듣고 다시 경기장으로 왔다. 내게 경기 상황이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를 물었다.

우리 팀은 5회와 6회에 무려 열두 점을 득점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믿기지 않는 역전극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6회 말 상대편의 마지막 공격이 아직 남아 있었다. 열 점차를 뒤집은 뒤 한 점차를 지켜야 하는 순간, 이 순간만큼 팀의 승리를 지키기 위해서 마운드에 올라간다는 말이 어울릴 때가 있을까. 내셔널즈의 마무리 투수 우주는 6회 말 팀의 승리를 지키기 위해 천천히 마운드를 향해서 걸어갔다.

다행스러운 점은 상대팀 공격이 하위타선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말린즈의 막강한 상위타선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만약 두 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낸다면 상대 팀의 클린업 트리오를 상대해야 한다. 우주가 마운드에서 심호흡을 여러 번 했다. 표정이 굳어 있었다. 스테파니가 우주가 너무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우주야, 세 명만 잡자!”

6회 말이 시작되자 1루를 보던 존이 우주를 향해 소리쳤다. 관중석에서는 스테파니가 큰 소리로 우주의 이름을 계속 불렀다. ‘컴온 우주, 컴온’ 우주는 첫 두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음 타자는 볼넷.

“하나만 더!” 존이 다시 소리쳤다.

우주가 심호흡을 했다. 우주가 내뱉은 숨이 그라운드를 넘어 관중석에 있는 내 뺨에 닿는 것 같았다.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 다음 타자를 내보내면 상대 팀의 중심타선으로 연결된다. 스트라이크. 그리고 또 스트라이크. 볼. 파울.

다시 심호흡을 몇 번 더 했다. 심호흡이 끝났다. 그리고 던졌다. 그 짧은 순간이 느릿느릿 흘러갔다. 까-앙. 상대 타자가 친 공은 2루수 브렌트 쪽으로 굴러갔다. 브렌트가 침착하게 잡아서 1루로 던졌다. 쓰리 아웃. 경기 끝. 대역전극을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13:12. 우리 팀은 우승했다, 열 점차를 뒤집는 극적인 역전승으로. 역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우주는 감독과 코치들이 뽑은 봄 리그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퍼펙트게임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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