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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Aug 09. 2024

휴가지엔 휴가가 없다.

 잠시 쉬어가는 쉼터만 있다.


여름휴가 없이 연일 돌아가는 미싱소리와

가을 겨울 패딩을 만드는 공장의 열기는

사뭇 진지모드다.  난 베트남 휴가지에서

더운 여름을 휴가 없이 보내고 있다.

겨울을 미리 준비하는 의류업체는 지금이

 엄청 바쁜 시기이다.


하노이에서 타이빈까지 2시간을 달려

사무실에 도착해 회의를 하고 점심으로

반세우를 먹으러 갔다. 40도가 넘는 열기에

식당문이 닫혀있다. 아이고~~ 메뉴를 바꿔

분더우를 먹으러 골목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골목안 분더우 식당


골목길 마주 보는 식당은 같은 곳이다.

한 곳이 꽉 차고 우리는 맞은편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남편과 나는 한자리에 앉아

맘똠 소스에 라임을 짜서 넣고 땡초두세개를

넣고 휘휘 젓는다. 짠맛 나는 소스다

한국의 젓갈을 갈아놓은 듯 많이 짜다.


골고루 빙 둘러진 음식을 박하잎과 함께 맘똠

소스에 찍어 먹는다.(한국인은 호불호 있음)

두부는 튀겨내 겉 바싹 속 촉촉 순대는 작고

쫄깃하고  어묵과 편육도 있다. 젓가락질 잘해야

벳남음식은 많이 먹을 수 있다.


엄마는 내가 어릴 때 젓가락질을  못한다며

손으로 집어먹는 나라에 태어났어야 했는데

하시며 젓가락질을 열심히 가르쳤다.

베트남 더운 나라에 살고 있지만 이곳도

젓가락질을 잘해야 한다 ㅎㅎ

오늘은 면발을 건져내 네모모양으로 자른 면을

소스에 찍어먹는 거다.

2인분 분더우

직원 4명도 함께 와서

6인이 먹고 계산한돈은 28만 5 천동

(15000원 정도)다.

사진 속 큰 접시가 3개 정도 있었다.

가성비 좋은 벳남 음식 분더우였다.


식사 후 시원한 카페로 이동했다.

오늘은 내가 커피 쏜다. 커피대신 

마치 짠 것처럼 다들 레몬주스를 시켰다.

나만 따뜻한 라테를 마셨다.

카페라뗘와 레몬쥬스

카페문화가 발달된 이곳 로컬 커피값은 무척

싼 편이다. 보통  라테 한잔 주스 한잔 3천 원 정도다

우리는 사진도 찍고 서로 찍어주며

땀을 식혔다. 아까운 점심시간이 쏜살같이

흘렀다.   바나나나무가 카페 구석에 새잎을

준비 중이다.

잠시 쉬어가는 카페


꽃을 좋아하는 벳남인들은 조화와 생화를

적절하게 배치해 놓는다. 카페 한 구석에서

한국어를 쓰며 어학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반가운 한글에 나도 모르게 엄지 척을

해주었다. 한류열풍이 휴가지도 아닌

시골 카페 구석에까지  와 있음에

놀랍기도 하고 자랑 스러 웠다.

한국어  공부중~


베트남 휴가지에서

8월의 뜨거운 태양과 맞서며 차갑고 추운

겨울에 입을 패딩조끼와 덕다운을 만드는 일을

지켜보며  분더우와 레몬주스로 기분전환하고 시골공장  가는길은 피곤하지만

나에겐 휴가 같은 평일 일상이다.


공장앞 벤취~

의류 공장 한편에 잠시 쉬어가는 쉼터를 

타이어로 만들어 놓은 그네를 타보니

바람이 내 머리칼을 날려준다.

휴가지에서 잠시 누리는 쉼표!!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힐링이 된다.


공장앞 타이어 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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