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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리스 h Oct 31. 2024

시월의 어느 멋진 날 스토리 1

하노이에서 한국에 오다.

휴우~~ 해외살이 쉽지 않습니다.


비자문제가 다행스럽게 풀렸답니다.

벌금형으로 비싼 비행기표를 끊어 오게 되었지만

시월의 멋진 가을날을 한국에서 보내기 위해

공항으로 가는 길 설례임 가득합니다.


기다림의 시간들이 지나가고

비행기 안으로 들어서니 두 자리가 비었네요

와우~이런 행운이...  비어있는 자리를  보니

누군가 비행기를 놓쳤으려나? 걱정도 되지만

불편함 없는 비행으로 잠을 청했습니다.


비자문제로 골치 아팠던 날들을 보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한국에 잘 도착했습니다.


비행기 빈자리


기내식을 먹었는데도  공항버스에 오르기 전

완두앙금 팥 도넛 2개와 물을 샀습니다.

길이 막혀도 배가 고파도 비상식량을 챙겼으니

든든합니다. 어머나! 노을이 마중 나왔네요

차 안에서 핸드폰으로 노을을 찍어 봅니다.


 하노이 노을보다 한국노을이

더 반가운 건  나만 그런 걸까요?

 한국 노을

집으로 가는 공항버스 안에서 먹는 도넛

'이거 너무 맛난 거 아닙니까?' 아들 주려고

산 건데 두 개 다 홀랑 내 뱃속으로 직행시키고

~~ 포만감에 행복했답니다.


스르르 눈을 감고 한국에 와 있음을 실감합니다.


다음날, 가을비가 추척추적 내렸고 짐 풀고

나니  피곤함이 밀려왔지만. 두 다리 쭉 뻗고

단잠을 자고 일어나 밀려두었던 청소를 합니다.

국제 파출부라 자칭하며 이곳저곳 묵은 때를

닦으며 누리는 여유가 너무 좋기만 합니다.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첫 번째 모임은 역시 여고동창 모임입니다.


서울 종로 인사동을 들었다 놨다 하는 50대

아줌마들은 한때는 소녀시대를 함께한 오래된

벗입니다. 자주 가던 식당이 문을 닫아 아쉬웠지만

여전히 우리의  20대를 기억하는  인사동과

종로에 발자국을 남겨 봅니다.


만둣국집엔 여전히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지만

오늘은 시간을 아껴 쓰기 위해 다른 곳을 택했고

우리는 어떤 맛있는 것보다 서로 얼굴 보고

수다를 떠는 맛을 택했기에 맛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곳에서 해결했습니다.


국화빵도 팔고 국화전시회를 하는 조계사에

들렀더 이곳저곳 꽃과 연등으로 장식해 놓았고

구경거리도 제법  있었습니다.

여러 색깔의 국화꽃 향기가 넘쳐 납니다.

코끼리와  어린아이들 모습에 미소가 번집니다.

종로 조계사

추억의 국화빵을 들고 어린 시절로 잠시

돌아가 봅니다. 그때가 좋았지만 지금도 좋다며

따끈따끈한 국화빵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앗 뜨거워! 호호 불어 입속으로... 냠냠 쩝쩝

맛나게 먹었습니다.


커피보다 전통찻집에서  한잔 할 나이가 되었고 

종로에서 인사동까지  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이미 자리가 꽉 차있어서 우리는 뜰로  나가

야외테이블에 앉아 하늘이 바라보았고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대추차와

쌍화차 생강차로 몸을 데웠답니다.

인사동


수다 타임에 하하 호호 깔깔...

그렇게 여고동창생들의 웃음소리가

인사동에 퍼져나갔시월의 어느 멋진 날은

또다시 추억이 되어 버렸습니다.


오래간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듯  즐거운 우리는

사랑보다 더 큰 우정으로 긴 세월을 함께하며

희로애락을 만들며 살았습니다.

이 가을 멋진 추억을 추가했습니다.


시월의 어느 멋진 만남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언니와 함께 부모님을 만나러 충청도로

내려갔습니다. 한동안  언니는 손녀들을

돌보느라 바빴습니다  1박 2일 가을 여행을

제안했고 둘이서 기차로 버스로 이동하며

즐거웠습니다.


산다는 건 살아있다는 건 나를 사랑하는 일임을


화장기 없는 얼굴로 아기들을 돌보다가

분단장을 하고 립스틱을 바르니 할머니가 된

언니의 밝은 웃음이 좋아 보입니다.

아버지 엄마에게 가는 길 호두과자도 사고

음료수도 사고 충청도에 도착했습니다.


솥뚜껑 호떡이 먹고 싶어 시장 안에  줄을 섭니다.

4천 원 6개를 사서 품에 안으니 따뜻합니다.

충남 서산 시장 50년 솥뚜껑 호떡


단내가 폴폴 나지만 참아야 합니다.

엄마 엄마 엄마~~~ 집안으로 들어섭니다.

글을 쓰는 지금 꿀맛 호떡이 또 먹고 싶네요

어릴 적 그 맛을 잊을 수 없어 언제나 호떡집을

들리는 나의 루틴은 언제쯤 멈추게 될지....


언니도 나도 오래간만에 맛있게 호떡도 먹으며

엄마랑 하하 호호 웃어봅니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엄마의 밥상은 사랑임을 느낍니다.


80대 엄마의 밥상

동그란 밥상에  소고기 미역국에 쌈장과

호박잎쌈이 너무 맛이 있습니다.

 다음날 호박 지는더더 맛이 있었답니다.

엄마의 밥상이 최고입니다


아버지 엄마~ 충청도를 잘 지켜주셔서

고맙습니다. 해외살이 하느라  자주 뵙지

못하지만 늘 강사하고 사랑합니다.


그리움도 보고픔도... 훌훌  털어냅니다.


아버지는 부치지 못한 편지글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금일봉을 주셨는데 눈물이 납니다.

아버지... 존경하 늘 감사합니다.


그날  밤늦도록 아버지와 엄마 언니와 나는

추억을 이야기하고 서로를 그리워했던

마음들을 풀어놓았습니다. 한국의 가을이

아름답게 익어갑니다.

하노이 마담은 잠시 한국에서

시월의 멋진 가을날들을 만끽하는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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