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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코끼리 Jan 20. 2022

솔직히 쓰기 싫은가 보다

하기 싫은 일이 된 해야 할 일에 대하여

출처: 픽사베이

차라리 끝날 일이 없는 영어공부가 더 재밌어졌다면, 말 다했구나 싶은 나의 '논문 쓰기'는 지금 정지된 채로 있다. 마땅히 쓰고 졸업을 해야 끝맺음이 되기 때문에, 언젠가는 해야지 하는 숙제로 남겨놓고 싶지 않기 때문에 대충대충 큰 부담감 없이 쓰고 끝내자 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대충대충 쓰는 것도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것이다. 그러던 중 내가 읽던 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우리가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이유는 주로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로, 우리는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사흘 이상을 버티기 힘들어합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이니 금방 포기하게 되는 겁니다. 두 번째로, 우리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부담스러운 계획이나 목표가 있을 때 빠르게 포기하게 됩니다. 싸움 혹은 도망(fight or flight) 중에 도망을 선택하는 거지요.
- <오늘 하루도 걱정 없이, 영어>, 피유진


찾았다! 내가 진도가 도무지 나가지 않는 이유. 지금 나는 논문 쓰기가 하기 싫은 일이 되어버렸구나 하는 걸 깨달아버렸다. 사실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니고(졸업 안 한다고 큰 일 날 게 아니고, 어디서 요구하는 게 아니므로) 다른 일이 더 급한 게 아닐까 하는 다양한 핑계가 샘솟는 것이다. 그런 핑계들이 자꾸 떠오르고, 내가 다른 일에 시간을 써야 하는 게 아닐까 하게 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하기 싫어 서' 말고는 다른 이유를 찾을 수가 없다. 


나의 나약함에 대하여 다시 한번 화가 나기도 하고, 한숨 쉬어지기도 하지만, 늘 마음의 부채감을 안고 있는 나의 이 '논문'은 끝내지 않는 한 계속 내 가슴에 올라간 돌덩이가 될 것이기 때문에 좀 더 가벼운 것처럼 나를 속일 수 있는 새로운 계획이 필요함을 느꼈다. (영어공부 책을 읽었는데 논문을 떠올린 것만 봐도 어지간히 나의 짐이 아닐 수가 없는 논문이여...)


출처: 픽사베이

일단, 하기 싫은 일이 되지 않으려면 이게 재미가 있어야 하고, 그 계획은 부담스러우면 안 된다는 게 제일 중요한 키포인트가 되는 거니까 일단 나는 내가 선정한 주제를 가지고 이직을 준비한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교수님들이 그러셨다. 논문을 쓰고 나니, 인생의 방향이 달라졌다고. 그 논문이 나를 이끌고 가기도 한다고 말이다. 그러니까 이 주제는 나의 취업이라고 그렇게 결정한다. 그럼 재취업을 준비하는 나는 설렘을 가질 필요가 있다. (너무 작위적일 수 있지만 그래도 이런 거라도 해보자) 그다음 목표는 일단 가볍고 부담스럽지 않아야 한다. 


사실 그동안의 목표가 딱히 부담스러울 정도의 목표라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에 부끄럽기 짝이 없지만, 일단 매일 논문 2개(양이 적을 경우 3개)를 정리하면서 속도가 붙으면 그 양을 늘리도록 하자. 너무 소박하다는 걸 알지만, 일단은 시작이 중요하니까. 그리고 삘 받으면 더 하게 되겠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무조건 실천할 수밖에 없는 플랜(플랜이라고 하기도 너무 가볍다)을 짰다. 


출처: 픽사베이


자, 그럼 이제 중요한 건 무엇인가. 바로 시작하는 것이다. 멈춰있던 시계에 배터리를 넣고 시간을 맞췄다면 이제 알아서 시계가 움직이는 것처럼 하기 싫다 생각했던 나의 과제가 내 미래를 위한 도약의 시작점이 되었으니, 이제 매일 주어진 과제를 해나가면서 정리를 해보자!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다고 고백하게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나에게 파이팅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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