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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종 종Mu Nov 05. 2024

홍루몽&스완의 동쪽으로

슬픔은 얕은 감기처럼

"인생무상"

ㅡ 삶이 나타내는 현상에서 그 어느 것에도 그대로 고정되 지속되길 바랄 수 없다는 진리.


#.

"아름다움보다 더 빈틈없이, 자취 없이 부서지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슬픔이다."ㅡ 마르셀 프루스트


우리들 가슴속엔 놀랄 만큼  보편적인 그러나 그 까닭이 지나치게 막연한 슬픔있다.

문학은 그 유래를 찾아 파 들어간다.

깊이 더 깊이.


#.

어려서는 책을 통해 예감하였던 답, "제행무상".ㅡ우주의 일체 현상은 일순간도 그대로 있지 않고  흥기하고 생멸하며 계속 변화한다.

어린 생명에겐 무거운 주제였다.

나이가 들어도 살아있으매 와닿는 매 순간의 실감이 벅찰 뿐이었다.


이것이 도무지 알 수 없는 비애라고 하면,  몸에 달고 사는  얕은 감기와도 같은 증세.

우리는 아무거나 먹고 들이마시며 그 영향을 흩뿌리고 살지만, 의지 굳은 작가는 심장에 박힌 애상의 결정체를 문장으로 뱉어낸다.


#.

내가 읽은 소설 중 "삶을 통해  어쩔 수 없이 감지하는 무상함"을  통째로 속에 녹여놓은 작품을 대라면 나는 (중국) 조설근의 <홍루몽>과 (프랑스) 마르셀 프루스트 <스완의 동쪽으로>(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꼽고 싶다.


예술은 삶이 뿜어내는 순간의 강렬함에 애정한다. 그 애정이 진심이라서 영원하다. 최종의 맺음말,  진심은 영원하다.  


진심이란 자신에게 동시에 타자에게 조금도 가림 없이 활짝 열린 맘이기 때문이다. 진심이란 이를테면 사랑과 같은 마음.전혀 자기본위가 아니면서  함께 행복에 감싸이는  '순도 纯度100의 사랑...


#.

우리가 결국 추구해야 하는 것, 그것은 오직 진심임을 나는 안다.


이 일점을 알기에 나는 언제나 상처받는다.  언제나 혼란하다. 이렇게 약한데도 알고 있음을 지울 수가 없다.  지울 수 없다는 그 사실이 증명하는 바.  진심이야말로 무상을 초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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