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말씀 묵상
민수기 8:5~13[새 번역]
8:5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8:6 "너는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서 레위 사람을 데려다가, 그들을 정결하게 하여라.
8:7 그들을 정결하게 할 때에는 이렇게 하여라. 속죄의 물을 그들에게 뿌린 다음에, 온몸의 털을 삭도로 다 밀고, 옷을 빨아 입게 하면, 그들은 정결하게 된다.
8:8 그들더러 수송아지 한 마리를 번제물로 가져 오게 하고, 곡식제물로는 기름에 반죽한 고운 밀가루를 가져 오게 하여라. 너는 다른 수송아지 한 마리를 가져다 속죄제물로 삼아라.
8:9 그리고 너는 레위 사람을 회막 앞에 세우고,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을 모아라.
8:10 네가 레위 사람을 주 앞에 세우면, 이스라엘 자손이 레위 사람에게 그들의 손을 얹을 것이다.
8:11 그러면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레위 사람을 흔들어 바치는 제물로 주 앞에 바쳐야 한다. 이렇게 한 다음에야, 레위 사람이 주를 섬기는 일을 맡아 할 수 있다.
8:12 너는, 레위 사람이 수송아지 머리 위에 손을 얹은 다음에, 한 마리는 속죄제물로, 한 마리는 번제물로 나 주에게 바쳐서, 레위 사람의 죄를 속하도록 하여라.
8:13 너는 또 레위 사람을 아론과 그의 아들들 앞에 세우고, 나 주에게 흔들어 바치는 제물로 그들을 바쳐라.
저는 소고기를 참 좋아합니다. 등심구이, 육회, 소고기뭇국, 햄버거 패티도 소고기가 좋습니다. 그 모든 재료가 나오려면 적어도 소가 한 마리 이상은 죽어야겠지요. 소가 자기 죽을 때를 알고 눈물을 흘린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여전히 고기를 먹습니다.
다른 생명을 잘게 자르고 익히고 구워서 제 입에 넣는다는 행위에 약간은 불편한 뭔가를 느낍니다(이것은 주관적인 선택의 영역이 분명 합니다). 단순히 음식으로 받아들이면 그렇지 않지만, 내가 생명을 잡아먹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왜 인간은 다른 생명을 잡아먹어야 사는가?
생각할수록, 인간은 숭고한 가치들을 품에 한가득 떠안고 사는 자가 아닌가, 파고드는 물음이 저를 정죄하기도 합니다. 입 안을 가득 채우는 향긋한 육즙의 풍미는 잔인한 인간의 본성에 의해 미화된 표현에 불과한 걸까,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이 물음에 선뜻 답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소뿐만 아니라 인간에게 희생되는 생명들은 많습니다. 지구상의 생명들이 제게 필수 영양소가 되어주어서 생명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음식에 짐을 진 자가 된 느낌이랄까요. 매일 같이 세 끼니를 때우며 산다는 건 결코 가벼운 나날로 남을 수가 없습니다. 저의 생명이 연장되기 위해 다른 생명이 헌신적으로 희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땅의 소산물을 먹으며 살아온 은혜뿐만 아니라 다른 은혜도 있습니다. 한 가정에 태어나서, 사회 안에서 성장하며, 배우고 깨달아 어른이 되어 다시 한 가정을 이루고 살기까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희생과 헌신을 먹고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스로 힘으로 살아왔다고 단언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정결 의식은 제게 살아갈 자세를 지시합니다.
그들은 몸에 물을 뿌리고, 온몸의 털을 깎고, 입고 있던 옷을 빨아내는 의식을 치릅니다. 하나님 앞에 정결한 자가 되기 위한 의식이었습니다. 그 의식의 과정을 살펴보면, 가축이 제단에 올려져 번제물이 되기 전에 세밀히 다듬는 과정 중 일부분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 받쳐질 산 제물이 되었습니다.
레위인의 정결 의식에는 산 제물이 될 결심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은 기꺼이 희생되는 가축처럼 하나님께 드려지며, 다른 생명을 위해 기꺼이 희생되는 존재처럼 다른 이들에게 헌신하겠다는 고백입니다. 그 누구보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분의 뜻에 따라 살기를 결단한 헌신적인 태도였습니다.
이 땅의 소산물을 먹으며 산 은혜는 삶으로 헌신하며 갚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리스도인의 가정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자라며 이 땅의 소산물을 먹었습니다. 따라서 하나님을 제대로 믿고 그 온전한 뜻을 따라 산 제물이 되어 살아가는 것, 그것이 제가 이 땅에 빚을 갚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