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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선생 Mar 10. 2021

번지수를 못 찾는 부모들의 자녀교육

사교육은 투자가 아니다.

아래는 운영하는 영어 블로그 에 남긴 글의 내용을 인용 및 수정하여 발행하였습니다.



자녀 영어 교육에 고민을 하고 있는 지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교육은 투자가 아니야.




우리나라 영어 사교육 시장은 세계 최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영어 실력은 그렇지 못하지만... 오죽하면, 대한민국에서 망하지 않을 사업 두 가지가 "다이어트", "영어교육" 사업이라고 하겠는가?

물론 대한민국 모든 영어교육자들의 지갑이 두둑하다는 말은 아니다. 착각하지 말자.

참고로, 필자는 영어교육자가 아니다. 영어교육자가 되고 싶은 꿈을 여전히 갖고 있는 사람이다. 지금 이 영어 코치 캐릭터도 나의 5순위 부캐(?)이며, 나는 회사에서 월급 받는 봉급 쟁이면서. 교육과는 관련 없는 전문 영역의 사업을 운영하는 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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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3개월 동안 한국에서 마음껏 휴가를 보내면서 많은 지인들을 만났다.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해 대면하는 것이 제한적이고 조심스러웠지만, 모처럼 가까운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40대를 코앞에 둔 시점에 대화의 화두는 '돈' 이야기였다. 부동산, 주식 이야기..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였다.


이들이 그렇게 재테크에 관심이 많았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사실, 10중 9명이 같은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을 때는 이미 끝물일 때가 많다. 조심하자. (하지만, 나는 투자에 관해서는 그 어떠한 조언도 하지 않기로 결심했기에 그냥 들어주었다.)


나는 대학을 졸업할 당시부터 목표가 분명했었다. 은퇴목표 말이다. 내 평생 일은 딱 20년만 한다. 40대 중반에 은퇴하겠다. 그렇게 결심했다.


그리고, 대학 4학년 시절부터 단 한 번도 돈(부)의 축적에 대한 고민을 놓아본 적이 없다.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이미 15년 전 그러니 20대 중반부터 여러 투자(부동산, 주식 등)를 시작하게 되었다.

대학 4학년 때 이런 적이 있었다.

주식투자자 워런 버핏과 부동산 투자자 도널드 트럼프.. 아니 로버트 기요사키 중 누구의 삶을 살고 싶은가요?

라는 질문을 어른께 무심코 내뱉었다. 그것도 미국 한인타운의 교회 목사님께 말이다.

(당시, 교회를 다니고 싶진 않았는데, 어쩔 수 없이 갔었던 상황에서 나온 말이었다. 종교인에게 속세에 대해선 하진 말았어야 할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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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20대에는 또래의 친구들보다 부동산 투자자들 및 펀드매니저들과 더 자주 인연을 만들어 나갔다. 나의 관심사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거의 드물었다. 아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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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시간이 흘러 30대를 마쳐가는 시기에 친구들을  만나니.. 돈 이야기가 1순위다, 우리는 금융 문맹 국에 살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돈 다음으로 가장 관심 있게 나눈 대화는 바로. 자녀 교육에 대한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은 자녀 영어교육에 관한 것이다.

내 또래 지인들은 대부분 유치원생 자녀를 두고 있다. 간혹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를 둔 경우도 있다.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간 우리 아들은 상대적으로 좀 빠른 편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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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영어교육은 자연스럽게, 영어 유치원을 보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실제 몇몇 지인들은 아이들을 영유라는 곳, 즉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있었다. 한 달에 지방 광역시 고급 아파트 월세만큼의 어마한 비용을 매달 감당하면서 까지 아이 영어교육에 관심을 쏟았다. 퍼부었다.




부모로서 그들이 갖고 있는 몇 가지 착각들이 나를 더욱 불편하게 했다.

"우리(부모)는 몰라도 우리 아이만큼은 영어의 고통을 받지 않게 해 줘야지~"라는 생각이다.

정말 위험한 생각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 부모인 당신은 더 이상 영어 공부를 하지 않겠다는 말이 전제되어있다.

둘째, 우리 아이는 나보다 영어공부를 더 잘 해낼 것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 또한 전제되어있다. ​

그러면서, 나에게 외국계 회사를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해?라고 묻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나는 아들이 부모보다 뛰어난 두뇌를 가졌다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아들도 공부는 재미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래서 아이를 마음껏 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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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은 부모의 욕심 표출 수단일 뿐이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영어를 잘하면은 삶이 행복할 것이라는 큰 착각을 하고 있다. 물론 영어는 해야 한다. 그 시기는 필요에 따라 맞춰가면 된다.


나는 24살에 처음 영어 공부를 제대로 했다. (완벽한 동기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외국 회사에 취직해, 홀로 한국인으로서 근무를 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그래서, 나는 영어 조기교육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을 자신 있게 내뱉을 수 있다. (단, 어릴 때 해외 이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영어 공부는 필요한 것이 맞다.) 그렇지 않다면, 절대 급하게 서두를 것이 없다.

오히려, 한국말을 조리 있게 하고, 쓸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을 때 영어라는 외국어의 힘도 더 크게 발휘될 것이다.


영화 <기생충> 통역사 샤론 최가 여러 시상식에서 빛나 보였던 것도, 그녀의 영어가 화려했기 때문이 아니다. 봉준호 감독의 메시지(의도)를 정확히 소화하여 다른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외국인들에게 먹혔던 것이다. 그녀는 한국어 능력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고, 또한 관심 있는 분야(영화)에 깊이 파고들어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바로 한 특정 분야에 녹아들었다는 사실을 더욱 강조하고 싶다. 우리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아이들에게 교육해주어야 할 1순위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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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

사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무엇에 행복지수가 높은 지를 관심 있게 지켜봐 주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부모의 역할 중 가장 첫 번째 임무다.

그다음 영어는 하나의 도구일 뿐. 세계의 많은 또래의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일 뿐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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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영어 교육에 고민을 하고 있는 지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교육은 투자가 아니야.

소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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