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 에세이
벌써 9월의 끝입니다. 시간 참 빠르네요.
이쯤 되면 우리는 올 한 해에 무엇을 이루었나 또 생각해보게 되죠.
기쁜 소식으로는 제가 드디어 출간을 했습니다.
글 쓰는 일에 발을 들이고 신인 작가가 되어 이제 한발 내딛고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이 책이 나오기까지 200군데의 출판사와 끝없는 퇴고를 거치고 한 출판사 대표님이 저를 봐주셔서 이렇게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되었어요.
사실 엄청 긴장되고 기대보단 무섭습니다.
독자라는 분들은 상당히 예민하고 세상은 서슬 퍼런 시선이 가득하니까요.
그럼에도 제가 선택한 일이니 이곳에서 얼굴에 철판 좀 깔고.... 소개 좀 하려 합니다.
사연 없는 사람 없고 청춘뿐만이 아닌 그 시기를 지난 독자들에게도 나름의 작은 위로를 건네줄 그런 책입니다.
“아프면 환자지 어떻게 청춘입니까?"
오래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제목의 책이 인기를 끈 후 ‘아파야 청춘!’이란 말이 상당히 번진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아픔이 얼마만큼의 아픔인지에 대해서 선을 그어준 사람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아파야 청춘 대열에 낄 수 있는지, 한 20대 청춘은 문득 궁금했죠. 그래서 저는 그리 길지 않은 제 삶을 날 것으로 쏟아내고 묻고 있습니다.
“저 같은 청춘은 제대로 아픈 청춘 맞습니까? 아니면 아직 더 아파야 합니까?”
7살에 겪은 부모의 이혼, 새로 만들어진 가정, 또다시 찾아온 불화와 이별, 새아빠의 갑작스러운 죽음... 돌고 돌아 겨우 찾아낸 꿈인 요리사의 길에 들어서자마자 팔을 다쳐 꿈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이런 세월들 사이사이에 애틋한 사랑도 있었고, 쓰라린 이별도 있었고요. 심리적으로도 무너져 무기력과 우울에 허우적거리던 날들도 있었고, 왜 나는 벌써부터 이럴까 싶은 마음에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살아내느라 숨이 가쁜데, 아직도 20대 중반의 청춘이란 사실에 스스로 놀랄 때도 있었습니다. 그저 큰 사건 사고 없이 평범하게 사는 게 꿈인데, 그 평범한 삶이 가장 이루기 힘든 꿈이라는 팩트와 마주할 뿐. 그래서 저는 생각을 달리 하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평범한 하루하루가 특별한 선물일지 모른다고.....
버거운 삶을 대하는 자세와 시련 극복 에피소드를 담은 일러 에세이
군대에서 취사병으로 복무하다 팔을 다쳐 몇 차례 수술을 했지만, 결국 요리는 무리라는 현실 앞에서 김영재 작가는 절망했다. 도대체 내 인생 왜 되는 일이 없냐고 하늘에 대고 소리도 쳤지만, 되돌아오는 건 묵묵부답.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다 애써 용기를 내서 다시 인생을 추스르기로 했다. 요리 다음으로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보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되었다. 상처 입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차원에서 매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느 날 김영재 작가의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스쳤다. 혹시‘나 같은 청춘’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위로나 용기가 되지 않을까? 어차피 넘어도 넘어도 계속 장애물은 나타날 테니, 나 같은 ‘이런 청춘’과 당신 같은 ‘저런 청춘’이 함께 마음을 나누면 서로에게 응원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힘겨운 현실 때문에 미래가 막막한 청춘, 자존감이 낮아 대인관계가 어려운 청춘, 무기력증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마다 용기가 필요한 청춘. 이 모두 한때 이 책을 쓴 작가의 모습이었다.
그 시간들 속에서 받은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작가는 이 책 속에 솔직하게 담아냈다. 또한 작가는 가족, 인간관계, 일, 사랑...등 일상 속의 크고 작은 어려움들과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성장해 왔는지도 고백하듯 들려주고 있다. 부모의 이혼, 가난, 좌절, 실연, 가족의 죽음, 무기력증, 우울증....이런 상황들은 실제 작가 자신에게 일어났었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들이 본인에게 일어났을 때, 그때 밀어닥치는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은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김영재 작가는 작은 선물을 건넨다. 죽을 만큼 힘든 시간을 어떻게 버텨내는지에 대한 작가 나름의 ‘생존 지혜’가 그 선물이다.
예를 들어 무기력과 우울에 대처하는 자세, 무례한 사람들에 대한 대처법, 꿈을 앓고 좌절했을 때 견디는 자세, 멍 때리기의 효능, 꺾인 자존감 끌어올리는 법.... 등등. 이....등등. 책에 실린 모든 그림은 김영재 작가가 직접 그린 드로잉 작품들이다. 독자들은 그동안 꽁꽁 싸매 온 작가의 마음속 깊은 생각들을 글뿐 아니라 그림을 통해서도 읽을 수 있게 된다. 또 한 가지,, 각각의 에피소드 마지막에 무심한 듯 툭툭 던져 넣은 위로들도 어떤 사람에게는 크게 와닿을 수 있다.
일, 관계, 삶에 대해 솔직한 시선을 담은 20대의 이야기는, 이미 청춘을 보낸 사람들에게도 코끝 찡한 울림을 주게 될 것입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