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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na Mar 10. 2024

창문을 내다.

똑똑치 못한 내가 집을 샀으니...

예쁜 2층집이 싼값에 나와 산거다. 작은 잔듸마당, 빨간 벽돌, 하얀 미니대문. 분명히 2층에서 물이 샌 자국이 있었는데도, 베란다에서 내다 보이는 트인 야산에 어떤 개발계획이 있는지도 모르고 그냥 사 버렸다.

장마철이 되니 벽으로 물이 스미고, 전문가를 불러 방수를 해도, 지붕을 고쳐도 소용이 없다.  엉성하게 멋부린 난간 대리석 틈새부터 시작해 물은 커다란 집 한채 속속이 다 스며들어 천정을 곰팡이가 하얗게 덮는다.

게다가 그 야산을 밀고 연립주택이 들어서면서 거실에서 비스듬히 보이던 하늘을 막아버렸다.

얼마나 낙심이 되는지......마음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딱 알맞다.

그래도 탈출구를 찾는다. 길쪽 벽을 뚫는거다. 그쪽은 앞집의 정원 건너로 하늘이 보이니까...

건물에 무리가 올거라는 이웃들의 만류와, 상관 없다는 업자의 말 둘을 놓고선 고민할 것도 없이 업자의 말에 점수를 더 주고 뚫어 버렸다.

가로 2미터 세로 1.2미터......커다란 창이 생기자 온 집안이 달라졌다.

그만큼의 하늘이 집안으로 들어오고 그만큼의 햇볕이 넘실거린다.

창밖을 보는 시선의 거리가 몇미터 앞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지나 하늘 저 위로 뻗어 나가니 가슴이 시원하다.

내 정신적 사치에 당혹스러울 때도 많다.

하늘을 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러나 그것이 내게는 병이 되니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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