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교 폭력 피해자였다 - 두 번째 이야기
소위 말하는 '찍히다'라는 말이 시작된 게 언제부터였을까?
자습시간이었다.
무슨 업무인지 몰랐지만 바쁜 선생님은 교실에 들어오지 않으셨고, 아마 반장이었던 친구가 앞에서 떠드는 친구들의 이름을 적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당시에는 책이나 공책을 손가락으로 돌리면서 노는 것이 유행이었고 나 역시 무료함에 책을 돌리고 있었다.
그때 그걸 지켜보던 A(가해자)라는 친구가 반장에게 고자질을 했고 떠들지도 않은 나는 억울함에 이게 칠판에 이름까지 쓰일 일이냐며 반문했다.
그러자 반장은 우리 둘 모두의 이름을 칠판에 적었고 그때부터 A의 괴롭힘은 시작되었다.
본인의 억울함을 내게 화풀이 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 웃긴 건 그날 이름을 적힌 학생들에게 아무런 불이익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너 잘 걸렸다' 싶은 느낌이다.
쉬는 시간이 되었고 A는 내게 와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A는 소위 말하는 일진이었다.
체구도 크지 않았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주변에 힘 있는 친구들이 많았던 그런 학생이었다.
그 당시 나는 A가 왜 그렇게 커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된 반항 한번 못하고 실컷 두들겨 맞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A에 대한 공포가 아닌 그 주변 친구들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었나 싶다.
그날 이후 내 학교 생활은 지옥으로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