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친구의 청첩장을 받는 일. 축의금은 보통 얼마를 내나 검색하는 일. 초보운전 딱지를 붙이고 도로를 주행하는 일. 돈을 벌고 모으는 일. 아플 때혼자 병원을 찾는 일.나 자신을 전보다 자주 챙기는 일. 혼자 지내는 삶에 익숙해지는 일. 진짜 어른이 된 걸까 느껴지는 순간순간들에, 그만큼 내가 내리는 선택들에 늘어난 책임감이 마음에 무게를 더하곤 한다. 시간이 줄어든 공간만큼 마음이 넓어지면 좋으련만, 줄어드는 시간은 왜 자꾸만 마음을 조급하게 만드는지. 의존적이 아닌독립적인 삶을 위해, 조금 더 이기적이고, 조금 더 계산적인 나를 종종 발견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어딘가 꼬여버린 내가 밉기도 하다.
28살 1월. 처음으로 운전 연습을 하는 중이다. 운전할 때 눈앞에만 보고 핸들링을 하면 잘못된 길로 틀어지기 일쑤다. 조금 더 시야를 넓게 봐야지. 좌우도 살피고. 제한속도에 맞춰서 가야지. 매년 처음으로 겪는 나이는 마치 내비게이션 없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으로 운전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삶이라는 여정을 잘 운전해 나아가기 위해선, 조금 더 넓게, 멀리, 봐야 한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알 것만 같다. 실력이 늘기 위해 운전도 연습이 필요하듯, 어른으로써 잘 살아가는 것도 분명 연습이 필요한 일일것이다. 매년 새로운나이를 조금 더 멀리 보며나아가야지. 지도 없이 처음 가보는 길에 조금은 낯설고 두렵지만, 그래도 계속 가보자고. 그러다 보면 때때로 빨간불에 잠시 쉬기도, 초록불에 다시달리기도 하면서. 조금 덜 막히고, 덜 부딪히면서. 그러다 보면 모르지. 어느샌가 원하는 것들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가까이 존재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