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기업심리#21.내 새해 결심은 왜 작심삼일서 끝날까

트라이씨 기업심리학

(이미지출처: 매일경제)


"저는 그동안 미뤄왔던 자격증 시험에 도전해보려고 해요."

"운동하고 몸무게 10㎏ 감량하기입니다. 3년째 같은 목표인데요. 잘 안되네요."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이 다짐을 하거나 목표를 세운다. 모 인력시장 플랫폼에서 직장인 1209명을 대상으로 '2023년 새해 목표'에 대한 설문을 해보니 직무 및 커리어 개발(27%), 건강관리(24%), 재테크(22%), 여행(11%) 순으로 조사됐다. 또 최근 포브스가 미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새해 다짐' 설문에서도 신체 단련(48%), 재정 상황 개선(38%), 정신건강 유지 및 개선(36%), 식단 조절(32%) 순으로 새해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 미국인이나 건강하게 잘 먹고 잘살아보자는 생각은 비슷한 모양이다.


낙관적 기대의 한계, 문제는 작심삼일.
문제는 새해 다짐을 꾸준히 실천하는 게 어렵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먼저 우리가 세우는 다짐이나 목표는 대부분 기대하는 모습에 대한 낙관적 생각이나 희망을 담고 있다. 원하는 직장으로 이직, 자격증 취득, 건강하고 멋진 몸 같은 것 말이다.

여러 연구 결과를 보면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비관적인 생각을 갖는 것보다 목표를 이루려는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기대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촉진하는 것은 분명했다.


그런데 이렇게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생각을 갖는 것이 늘 좋기만 할까? 뉴욕대 심리학과 외팅겐 교수와 바덴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가한 여성의 경우 살이 많이 빠져서 다이어트에 성공하리라고 낙관한 사람일수록 체중 감량 효과가 오히려 적게 나타났다.

또 막연히 좋은 학점을 기대하는 학생, 치료 과정과 회복에 대해 아무 걱정 없이 잘될 거라 기대하는 환자, 그리고 자신은 쉽게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낙관하는 학생일수록 오히려 기대와는 다른 결과를 얻기 쉽다고 한다.

이들 교수에 따르면 미래에 대한 생각에는 기대(expectations)와 환상(fantasies)이라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과거 경험이나 확률을 기반으로 원하는 미래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는 기대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더 많이 노력하게 만들고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원하는 미래가 이미 이뤄진 긍정적인 이미지를 정신적으로 경험하는 환상은 그 반대 결과를 이끌었다.

즉 '여기에 참여했으면 살이 빠지겠지' '어떻게 잘되겠지'와 같은 마음은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낙관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원하는 미래를 달성하기 위해 난관과 유혹에 대비하고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수고로움을 감내하기보다 이미 그 목표를 이룬 것처럼 안주하게 되는 경향이 많았다. 낙관적인 미래 결과에 대해서만 생각하면 목표 달성 가능성뿐만 아니라 목표와 관련된 노력도 줄어드는 것이다.


"자격증 도전" "다이어트"…

새해 목표 실천하는 사람 적어

미래 긍정적 이미지 강할수록

목표 이룬 것처럼 안주하게 돼

실행 과정에 장애물 고려해야

목표 효과적으로 이룰수 있어  


'무엇을 원하는가'보다 중요한 질문

이런 긍정적 환상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낙관적인 미래를 상상한 후 소망의 실현을 방해하는 장애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외팅겐 교수는 이것을 '정신적 대조'라고 불렀는데, 긍정적인 환상을 이루는 걸 방해하는 제약이나 장애물의 존재와 이러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힘들고 지루한 과정을 생각해보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실을 정교하게 따져봐야만 환상이 구속력 있는 목표로 전환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해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또 그 과정에서 결과와 관련된 것이든 과정과 관련된 것이든 소망하는 미래가 실현 가능한지 생각해보게 된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목표라면 일찌감치 포기할 수도 있다.

이때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뉴욕대 심리학과 캐퍼스 교수 등은 후속 연구를 통해 가장 결과가 좋았던 사람들은 정신적 대조 이전에 언제나 밝은 미래를 먼저 그렸고, 그러고 나서 그 미래로 나아가는 데 방해가 되는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하고 온 힘을 다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밝혔다.


우리는 모두 잘 살고 싶어 한다.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주위의 인정도 받고, 성취감도 느끼길 원한다. 이런 소망과 함께 중요한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삶에서 어떤 고생을 감내할 준비가 돼 있는가?' 멋지고 건강한 신체를 갖기 위해서는 식단 관리를 하고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만족스러운 삶을 위해서는 고군분투할 각오를 해야 한다.


의도가 행동이 되려면 시기, 장소, 방법을 정하라

낙관적 기대에 대한 성찰 이후에는 목표를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만들고 실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뒤따라야 한다. 이와 관련해 페터 골위처 뉴욕대 심리학과 교수는 실행의도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목표는 '나는 x를 할 생각이다'라는 구조를 갖는다. 여기서 x는 행동 또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목표를 통해 모호한 욕구를 좀 더 분명하고 구속력 있게 만들 수 있다. 문제는 목표라는 의도와 행동 사이의 상관관계가 그리 크지 않다는 데 있다. 연구 결과 의도는 행동 변화의 20~30%만을 차지하는데, 행동 유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의도·행동 관계의 강도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개념이 실행의도다. 실행의도는 '상황 y가 발생하면 목표 지향적 행동 z를 수행하여 목표 x를 달성할 것이다'와 같은 구조다. 행동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목표 달성으로 이어질 것인지 지정하는, 즉 목표 달성으로 이어지는 행동의 시기, 장소, 방법을 구체화한 'if-then'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정기적으로 운동하겠다는 목표를 만든 사람은 실행의도를 담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운동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명시한 계획을 구성하는 것이다. 실행의도는 예상되는 상황이나 기회에 특정 행동이 자동적으로 나타나도록 도와 목표 달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올해 다짐이나 목표가 있다면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어떨까. 일단 원하는 낙관적 기대를 간절히 생각하고, 그 기대가 이뤄졌을 때 멋진 상황을 떠올려보라.

그런 다음 장애물을 염두에 두고 실행의도를 담아 계획을 세우면 된다.



이 글은 저자가 매일경제신문(내 새해 결심은 왜 작심삼일서 끝날까 [트라이씨 기업심리학] - 매일경제 (mk.co.kr))에 기고한 글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기업심리#20."건의해봐야 찍혀요"… 회사 망치는 할많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