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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샛길디자이너 Aug 25. 2021

부평역 김대리는 어디로 출근을 할까?

역별 승하차 인원으로 알아보는 인기지역

  수많은 철도 노선들이 계획되어 있지만 신규 철도 개통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어떤 노선들은 빠르게 추진된다. 반면 어떤 노선들은 지역민들의 염원일 뿐 실현되기엔 요원한 정치적 공약일 뿐이기도 하다. 이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면 어떨까?


  서울 경전철 중에 '신림선'이라는 노선이 있다. 9호선 샛강역을 출발해 7호선 보라매역, 2호선 신림역을 경유해 서울대 정문까지 연결되는 노선이다. 2015년 5월에서야 비로소 착공(공사 시작)을 했는데 이는 신림선 신설 계획이 처음 발표된 지 무려 18년 만에 첫 삽을 뜬 것이다.

  이렇듯 신규 철도 개통은 쉽지 않다. 착공까지의 기간이 그렇고, 막상 착공해도 준공날짜까지 변수가 많다.


  송도에서 출발하는 GTX-B 노선이 부평에 생길 예정이다.

  이건 호재일까, 악재일까?

  나는 전혀 호재로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소유했던 부평 오피스텔을 매도하는 시점과 전혀 상관없는 사업이고, 사업이 현재 계획단계에서 착공이 이뤄지기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착공에서 준공까지 생각하면 현재 시점에서도 최소 수년 뒤에나 가능한 10년이 더 걸릴지도 모르는 대형 사업인 것이다.


  GTX-B가 개통된 시점이라면 부평에 호재로 볼 수 있을까? 인천 송도나 인천시청이라면 호재임에는 당연하지만 부평에서도 호재인지를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었다. 이 노선이 어디로 가는지가 핵심이다.

  서울에서 일자리가 많은 여의도와 서울역을 지나가긴 하지만 핵심 일자리 지역인 강남과 광화문/종로를 비껴간다. 



아이고, A노선은 진작에 착공했는데 B는 이제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니요



  부평은 인천에서도 서울에 가장 가까운 입지다. 

  부평역에서 서울시 경계까지 급행전철로 15분이면 도착한다. 그렇기에 GTX-B노선은 같은 인천에서도 부평보다는 서울 접근성이 불편한 인천시청이나 송도신도시 쪽에서 더욱 큰 호재가 되는 것이다.


  출근 시간대에 지역 간 이동하는 비율을 조사한 통계는 조금만 찾아보면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다.

  특정 시간대에 특정역에서의 승하차수 인원을 한국철도공사와 서울교통공사, 인천교통공사는 매년 본사 홈페이지 자료실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도 그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메인화면에서 [정보공개] - [공공데이터 개방] 게시판에 들어가면 바로 볼 수 있다. 한국철도공사와 다르게 시간대별 승하차 인원까지도 알 수 있다.

  승차인원과 하차인원을 데이터를 따로 볼 수 있는데 필터를 걸어 일자리가 많은 지역이 어디인지 알아봤다. 



2호선 출근시간(오전 8~10시) 하차 인원수 강남-역삼-삼성-선릉 순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일자리가 가장 많은 2호선 강남지역의 하차 인원수가 압도적인 수치로 순위권을 차지하며 시간대별로 1만 명이 넘는 하차를 보인다.


  반대로 출근시간대 승차 인원수 기준으로 이번엔 5호선에 필터를 걸어보았다.



5호선 출근시간(오전 8~10시) 승차 인원수 까치산-화곡-강동-신정-목동 순



  5호선 출근시간대(오전 7~9시) 승차 인원수 상위 7개 역은 잘 알다시피 모두 주거 밀집지역이다.

  그렇다면 같은 시간대 하차 인원이 가장 많은 5호선 상위 역은 어떻게 될까.

  


5호선 출근시간(오전 8~10시) 하차 인원수 광화문-여의도-서대문 순


  예상했다시피 업무지구가 밀집한 지역(광화문-여의도-서대문)들이 상위로 필터링됐다. 

  강남 테헤란로 4개 역(강남-역삼-선릉-삼성)과 비슷하거나 약간 미치지 못하는 수치이다.


  서울에서 일하는 직장인 중 서울에 사는 사람은 약 50만 명,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근하는 사람은 그 두배인 100만 명이라고 한다. 여기에 인천에서 서울로 통근하는 사람까지 더 하면 더욱 많은 숫자가 된다.


  또한 교통망 확장과 수도권 지역에 신도시와 택지개발로 인해 서울로의 출퇴근 비율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경기도 지자체 중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비율 10% 넘는 곳이 2005년엔 10곳이었지만 2010년에 18곳까지 확장됐다. 


  그렇기에 무조건 GTX-B 역세권이라고 좋은 게 아닌, 핵심 일자리로의 연계성을 놓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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